‘불꽃 튀는 요금전쟁(spark price battle)’
외신이 전하는 미국 이동통신 ‘전장’의 모습이다. 20일 AP·포천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3대 이통업체는 포연 자욱한 요금인하 대전을 치르고 있다.
먼저 싸움을 건 쪽은 버라이즌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내 2위 이통 사업자인 버라이즌와이어리스는 월 99.99달러짜리 무제한 이동통신 통화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에 1위 업체인 AT&T는 99.99달러의 월정액 무제한 휴대폰 서비스를 22일 전격 시행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이로부터 정확히 3시간 뒤 이번에는 T모바일이 반격에 나섰다. T모바일USA는 99.99달러짜리 정액요금제를 AT&T보다 하루 전인 21일부터 바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문자·사진 전송 서비스도 무료로 추가 제공키로 했다.
이 모든 일이 19일 하루 만에 일어났다. 랄프 드 라 베가 AT&T CEO는 “미국 이통 시장은 생사가 오가는 전쟁터”라며 “(살아남으려면) 고객의 요구와 경쟁사의 움직임에 따라 지체없이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 업체인 스탠퍼드 C 번스타인의 크레이그 모펫 애널리스트는 “버라이즌의 이번 조치는 타 이통사의 경쟁적인 요금 인하를 촉발했다”며 “이는 마치 지난 1990년대 스프린트가 장거리 유선전화 요금을 정액제로 전환한 직후, 급속히 진행된 요금인하 경쟁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각 사의 이번 요금 인하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득을 보는 고객은 휴대폰 사용량이 많은 소수의 ‘파워 유저’에 불과하다는 전망이다. 이통사의 손실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월가의 반응은 썰렁했다. 이번 조치로 요금인하 경쟁은 결국 촉발됐고 각 이통사는 추가판매(up-selling) 등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 부실 수익을 벌충해야 하는 구도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금인하 발표가 잇따른 이날 3사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버라이즌와이어리스의 모체격인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의 주가는 전날 대비 6.6% 떨어진 주당 35.34달러로 마감됐다. AT&T의 주가도 5.3% 하락했다. T모바일 USA의 모회사인 도이치텔레콤의 주가 역시 4센트 떨어진 19.1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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