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어떤 결론 내릴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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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위가 SK텔레콤의 하나로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함에 따라 관심은 오는 20일 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로 옮겨갔다.

 공정위 조치의 핵심은 800MHz 주파수 로밍과 여유분의 주파수 대역을 회수해 재분배하라는 것이다. 이중 로밍 은 시정조치이고, 여유 주파수 대역의 회수·재분배는 권고사항이다. 공정위는 시장 지배력의 원인을 800MHz 주파수의 독점으로 파악했다. 사실상 신세기통신 합병을 통해 주파수를 독점토록 허용한 당시의 정책적 판단이 잘못됐음을 인정한 셈이다.

 ◇정통부, 인위적인 조치 내릴까=공정위 결론을 통해 드러난 상황은 SK텔레콤-하나로테렐콤 인수의 시장경쟁제한성 요인을 SKT가 갖고 있는 근원적인 경쟁력, 즉 주파수 문제로 볼 것이냐와 직접적인 기업결합이 미칠 시장 왜곡 현상으로 볼 것이냐 두 가지 문제로 압축됐다.

 공정위는 일단 주파수 문제에 더 무게를 뒀다. 우선, 공정위가 권고한 3가지 주파수 문제는 정통부가 이미 로드맵을 통해 추진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2011년 주파수 회수를 앞두고, 회수된 주파수를 어떤 용도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을 연내 확정한다는 정통부의 정책 예고가 이미 나온 터다. 물론 그 안에 조기 회수 및 재배치가 포함돼 있을 수도 있다.

 결국 남은 관심사는 공정위가 시정을 요구한 로밍 문제다. 주목할 점은 로밍은 이미 법적 근거(전기통신사업법 33조7)가 마련돼 있다는 점이다.

 그간 정통부는 로밍에 대해 사업자 간 자율로 해결하는 것이 맞는다며 한 발 물러선 입장이었는데, 이번 하나로 건으로 인해 정통부가 인위적인 조치로 방향을 바꿀 것이냐가 관심사로 부각됐다. 법적으론 정통부가 고시를 통해 정책 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효 경쟁 정책의 부활’이라는 논란에 대한 부담도 있어 정통부로서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정통부는 공정위가 고유 권한인 주파수 문제를 건드린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으면서도 “공정위 견해와 무관하게 이슈화되고 있는 모든 사안에 대해 우리 결정은 내려져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통부 최종 결정을 공정위 견해를 수용하는 측면에서만 보지 말아달라는 주문이다.

 ◇공정위, 정통부 영역으로 한발 더=공정위는 이번 사안을 앞세워 정통부 규제 영역 깊숙히 들어왔다. 그간 지배사업자를 규제하는 공정위의 카드는 점유율 제한이나 영업·가격 제한 등과 같은 고전적 형태였는데 이번엔 SKT의 경쟁력 본질 자체를 문제삼은 셈이다.

 신세기통신 합병을 승인한 공정위 스스로 판단이 잘못된 것임을 시인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SKT의 주파수 독점력을 문제삼았다.

 이 때문에 “주파수 관련 사안은 법(전기통신사업법 및 전파법)에 근거한 정통부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권고 사안으로 분리했다”는 김원준 시장감시본부장의 발언은 오히려 ‘공정위 로밍 시정 조치가 자기 모순에 빠진 행위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경쟁사, ‘800㎒ 이슈’ 실익으로 이어질까=사업자간 이해득실이 명확하지 않다. 일단 SKT조차 판정승과 판정패 사이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직접적인 조치는 예상보다 낮게, 그리고 정통부 결정을 아직 기대할 수 있는 주파수 문제에 대해 불리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경쟁사 입장에선 어떨까. 핵심으로 부각된 ‘800㎒ 주파수’ 문제를 한번 더 들여다보면 이 역시 이해가 엇갈린다. 우선 KT·KTF 진영은 ‘환영’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면에는 개운치 않은 구석이 있다. 시정조치가 내려진 800㎒ 주파수 로밍만이 현실적인 조치인데, 로밍이 최종 허용되면 KTF로서는 손뼉칠 상황이 아니다.

 지난해 3G 마케팅 틈에서 LGT는 KTF의 2G 가입자를 최대한 끌어가는 반사 이익을 누렸는데, SKT-LGT간 로밍이 허용될 경우 그 위력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안에 대해 “800㎒ 독점 문제가 공론화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KTF의 이면의 아쉬움이 이를 방증한다.

 LGT는 공정위 결론에 힘을 얻은 듯, 특히 특수관계인간 재판매 금지, 시장점유율 50% 제한 등의 실효성 있는 조치를 재차 요구했다.

신혜선·황지혜기자@전자신문, shinhs·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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