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미디어포럼]컬처노믹스와 문화 산업 경쟁력

 무자년 새해 들어 정부·기업·지자체 등을 중심으로 ‘컬처노믹스(culturenomics)’라는 신조어가 우리 사회 핵심 키워드로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문화(culture)와 경제(economics)의 합성어인 컬처노믹스는 문화가 가진 경제 가치를 중시, 문화를 원천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다.

 기업·공연예술단체·공공기관·지자체 등은 문화관광부가 지난 9월 도입한 ‘문화접대비’ 제도를 활용한 문화 마케팅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문화접대비란 기업의 총접대비 지출액 중 문화 관련 지출이 3%를 초과하면 접대비 한도액의 10%까지 추가 비용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 이 제도 활성화를 위해 함께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문화로 모시기 운동’은 기업의 문화예술 소비 확대를 통해 만성적인 재원 부족에 시달리는 국내 문화 예술계에 간접적으로 투자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기업도 문화접대비 제도를 활용, 문화 마케팅 또는 문화 경영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문화 기업으로 이미지 고양 그리고 직간접적으로 자사 제품 판매와 촉진에 영향력을 미치는 등 무형의 자산 축적 효과를 얻어 기업 선호도뿐 아니라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기업이 문화접대비 한도를 모두 사용하면 이를 통한 문화예술 산업계의 수요 진작 효과는 최대 5400억원에 달한다는 발표도 있다. 이를 통해 공연·예술·영화·출판·스포츠·애니메이션과 같은 문화 예술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 생산은 물론이고 최고의 문화예술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이제 문화는 하나의 산업을 넘어 IT·교육·의료 등 다른 산업과 전방위로 융합돼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즉 하이터치와 하이테크가 한데 어울리는 시대가 된 것이다. 최근 태안지역 주민을 돕기 위해 정부와 중소기업인이 중심이 돼 특별음악회를 개최해 성금을 모금하고, 수능을 마친 전국의 고3 수험생에게 문화예술 공연 체험 기회를 마련해주고 장애아들을 찾아가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공연이 대표적이다.

 IT기업도 회사나 제품을 알리기 위해 고객에게 문화 공연을 제공하는 등 문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이 함께 결합, 새로운 컬처노믹스 효과를 창출해 내고 있다. 다만, 문화와 경제가 함께 소통되는 컬처노믹스가 일부 특권계층만이 향유할 수 있는 현상으로,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에 치중하고 단기 결과나 효과를 얻는 데 급급해 졸속으로 진행된다면 역효과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컬처노믹스로 문화 마케팅·문화 경영을 전개하는 관계자들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과 문화가 경제적 부가가치로 돌아온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일회성이 아닌 장기 목표를 세우고 기업 이미지와 제품을 접목하려는 노력과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을 포함한 일반 대중이 원하고 대중문화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많이 생산해 일반인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불러일으킬 때 컬처노믹스의 효과는 극대화한다. 이는 개방·공유·참여를 표방하는 ‘웹2.0’의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런 인식 확대의 일환으로 전개되는 문화로 모시기 운동, 문화 마케팅, 문화 경영 등 기업과 문화의 접촉 면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문화를 통한 기업 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공약에서 이명박 당선인은 ‘문화 소프트웨어가 강한 나라를 세우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문화를 중심으로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컬처노믹스 현상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운동과 함께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져 발전할 때 대한민국 문화예술 산업 경쟁력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다. 대통령 당선인이 이야기한 공약이 머지않은 장래에 현실로 다가온다는 것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재철 리턴커뮤니케이션즈 대표(peter.lee@returncom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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