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디지털TV 전환법` 통과 서둘러야

 지상파 아날로그TV 방송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특별법이 부처 조직개편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미국·영국 등 선진국은 하루라도 빨리 지상파 디지털TV 방송을 서비스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정부가 지상파 방송TV를 디지털로 전환하기 위해 특별법을 국무회의에서 심의, 확정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이어 지난해 연말까지 국회에서 통과되길 기대했지만 무산됐고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 조직개편까지 맞물리면서 이 특별법이 다시 한 번 휘청하고 있다.

 국회 통과 무산에 따라 기본계획 수립과 추진위 구성 및 운영, TV수상기에 디지털 수신장치(튜너) 내장 의무화 작업 등이 중단됐고 이달 출범하려던 지상파 방송사·시민단체·민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 구성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부처개편으로 특별법안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특별법은 문화관광부를 비롯한 중앙행정기관의 계획과 시책을 정보통신부 장관과 방송위원장이 3년마다 종합, 디지털 방송 전환에 따른 활성화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돼 있으나 조직 개편에 따라 이 작업이 늦어지게 됐다. 이런 상태라면 오는 7월 시행하려 했던 화면크기 76㎝(30인치) 이상 TV의 디지털 튜너 설치 의무화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애초 정부가 지상파 아날로그TV 방송을 디지털로 전환하려 한 것은 국민 편익도 편익이거니와 국가경제적으로도 관련 산업 전반에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영국 등이 앞다퉈 디지털TV로 전환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이미 가정 내 디지털TV 보급률이 지난해 말 기준 50%를 넘어선 미국은 내년 2월 17일까지 디지털 전환을 완전히 끝내기 위해 새해 들어 디지털 방송 수신용 컨버터 박스 구입비에 가정당 40달러씩 지원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소비자 단체와 언론도 이 쿠폰을 얻을 수 있는 전화번호와 정부 웹사이트를 소개하는 등 열심히 측면 지원하고 있다.

 세계 TV 시장도 디지털이 대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오는 2012년이 되면 전 세계 TV 보유 가구 중 43%가 디지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별법이 정한 대로 우리가 오는 2012년 12월 31일까지 지상파 디지털TV로 완전히 전환하려면 남은 시간이 결코 많지 않다. 특별법이 통과되더라도 저소득층 지원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정부 외에 방송사·가전업체·시민단체 등이 힘을 합쳐 디지털 전환 수혜자가 국민과 시청자라는 점을 알리는 작업도 필요하다. 국민 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디지털TV 전환 특별법’을 정치권은 더 이상 미아(迷兒)로 만들지 말고 한시라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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