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테스트베드’요? 그러면 뭐합니까. 본사업이 못나가는데. 그게 바로 한국입니다.”
정부의 IC카드 전환 정책만 믿고 전용 단말기를 개발했다가 막대한 피해를 본 모 벤처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정부가 약간만 지원했다면 우리나라가 IC카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계를 취재하다 보면 이와 유사한 볼멘소리를 듣곤 한다. 특히 그 타깃을 금감원 등 관리감독기관에 맞추곤 한다. 이들의 설명을 정리하면 큰 그림에서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일부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책의 효과가 전혀 발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그네틱선(MS)카드의 IC카드 전환 정책이 대표적이다. MS카드가 버젓이 살아있는데 IC 기능을 추가하면 단말기도 바뀔 것이라는 안이한 판단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산업진흥을 담당하는 정부부처가 정책을 펼쳤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번 취재과정에서 금감원의 무리수를 여러 군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모 카드업체 관계자는 “대책 없이 (금감원 정책을) 따른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는 모든 카드사의 문제니 특별히 우리를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관리감독을 하고 있는 금감원이 그만큼 부담스럽다는 뜻이다. 금감원 측은 반대로 단말기를 공급하는 VAN 업계를 두고 “우리의 감독 대상이 아니다”면서 발을 빼고 있다.
‘경제 대통령·CEO 대통령’을 자부하는 이명박 정부가 곧 출범한다. 당선인은 기업인 출신이어서 기업과 산업을 이해한다고 특별히 강조해왔다. 산업계에서는 당선인의 정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정부 조직개편에도 관심이 높다. 금감원의 IC카드 도입정책은 감독기관이 산업정책을 펼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김준배기자<컴퓨터산업부>@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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