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수출통제 자율준수 시대로

  ‘전략물자 관리, 스스로 한다.’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자율준수무역거래자(CP) 지정을 받아 그동안 정부가 관장해 온 수출통제업무의 일부를 자율적으로 관리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17일 정부 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산업자원부로부터 CP로 지정받은 26개 업체 중 반도체 업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주성엔지니어링·케이씨텍·피에스케이 등 16개 업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CP는 전략물자 판정을 위한 조직과 규정, 심사 시스템, 출하관리, 문서 보관 등을 갖추고 전략물자 여부를 판정한 후 수출 상대방과 수출제품의 최종 용도를 조사해 군사용으로 사용될 여지가 없는 곳에만 자율적으로 수출하도록 하는 제도다. CP로 지정되면 수출허가 신청시 일부 서류의 사후(수출 후) 제출이 허용되고 고의가 아닌 부주의로 수출통제 규정 위반시 과태료가 2분의 1까지 경감될 수 있다. 또 CP 지정기업에 대해 일정기간 동안 사전에 수출허가를 해 주는 ‘포괄수출허가제도’ 활성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심성근 전략물자관리원장은 “반도체는 전략물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문제되기 전에 업체들이 알아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 들어 반도체 관련 업체들이 잇따라 CP 희망을 신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자부에 따르면 올해 74개 업체들이 CP 지정을 신청, 모든 업체가 교육을 받았고 지정을 위한 심사과정을 진행중이다.

산자부의 조성균 전략물자관리팀장은 “반도체 업종의 경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주축이 돼 협력사들로 하여금 자율준수 체제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34개 업체가 CP로 지정되고 내년에는 100개 업체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협력업체 50개가 전략물자 관련 교육을 받아 일부 업체가 산자부로부터 CP로 지정받았고 내년에는 나머지 모든 업체들도 CP로 지정받아 자율준수체제로 간다는 방침이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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