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의 대선에서 인터넷 선거운동의 선두 주자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다. 특히 지난 6월 미국의 대표적 UCC 사이트인 유튜브에는 ‘난 오바마에게 반했어’라는 제목의 동영상 뮤직비디오가 등장해 크게 유행했다. 이후 힐러리·줄리아니 등 다른 후보의 홍보 UCC도 잇따라 올라왔다. 이 외에도 CNN은 유튜브와 손잡고 유권자가 손수 제작한 UCC로 직접 질문을 던지는 식으로 대선후보 토론회를 여는 등 인터넷 세계의 대리전은 매우 치열하다. 또 미국의 대선주자는 디지털 인맥 쌓기에 몰두 중이다.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 등 인맥 사이트에서의 선거운동은 중·장년층에게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CNN머니는 인맥사이트를 활용한 선거운동은 더욱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을 웹2.0이라 하는데 이는 개방적인 웹 환경을 기반으로 네티즌이 자유롭게 참여해 콘텐츠를 생산·공유하는 개념을 말한다. 웹2.0은 실리콘밸리의 팀 오렐리가 2004년에 열린 회의를 ‘웹2.0 콘퍼런스’라 명명한 데서 비롯됐다. 기존의 인터넷(웹1.0)과 다른 새로운 버전이란 의미다. 쉽게 말해 웹1.0 시대를 대표한 것이 포털과 검색이었다면 웹2.0시대를 이끌 것은 블로그와 UCC 등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웹2.0 시대를 맞아 선거운동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60년 실시됐던 미 대통령 후보의 TV토론회를 제1차 선거혁명이라 한다면 웹2.0 시대를 맞아 본격적으로 시작된 동영상 토론회는 제2차 선거혁명이 되리라는 전망이다. 웹2.0 시대가 잠재하고 위력은 지난 1960년 미국의 대선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당시 미국 대선에서 대다수의 미국인은 이미 유명한 베테랑 정치인이었던 닉슨의 승리를 낙관했다. 그에 비해 케네디는 무명에 가까운 신인이었다.
그러나 TV 토론회는 이 같은 상황을 일순간에 뒤엎었다. 유권자의 시선은 케네디에게 집중됐다. 당시 TV가 흑백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짙은 색 양복을 입고 화면을 똑바로 응시하는 등 자신감이 넘친 케네디에 비해 소극적으로 비쳤던 닉슨의 모습은 시청자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날 토론회를 TV로 본 시청자와 라디오로 들었던 청취자의 차이다. 라디오 청취자는 닉슨에게 후한 점수를 매겼지만 TV 시청자는 케네디에게 압도적으로 호감을 보였다. 이성과 논리보다 감성과 이미지를 요구하는 TV가 만들어 낸 새로운 현상이었다.
이로부터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이제 선거운동의 장은 TV에서 인터넷으로 옮겨가며 본격적인 디지털 민주주의 시대의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웹2.0의 중심에는 그동안 정보 수요자였던 네티즌이 있다. 참여와 공유는 인터넷의 기본 정신이지만 웹1.0 환경에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기껏해야 게시판에 글을 남기거나 댓글을 다는 정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네티즌은 이제 웹 상의 콘텐츠를 입맛대로 가공해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정보의 공급자가 돼가고 있다. 네티즌의 참여와 공유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웹2.0 시대에서 사용자는 제한된 참여자가 아닌 인터넷 문화의 주인이자 중심이기 때문이다. 결국 웹2.0을 분석하면 앞으로 디지털 민주주의가 어떻게 펼쳐지게 될지를 예측해 볼 수 있으며 그 밖에 사회·문화·경제·예술 등 모든 분야의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사용자가 다양한 정보를 개방·공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개념인 웹2.0은 디지털 민주주의 시대를 예고하는 가장 확실한 서막이 될 것이라 믿는다.
◆임인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 riminbae@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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