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의 성공 여부는 물리적 뿐만 아니라 화학적 통합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인수합병 후 수 년이 지났는데도 피 인수 기업의 핵심 인력이 남아있다면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포근하면서도 인심이 마냥 좋을 것 같은 김현철 MDS테크놀로지 사장. 고향을 떠난지 벌써 20여년이 흘렀다지만 아직도 그의 말에는 구수한 사투리가 남아 있다.
직원들도 그를 대할 때는 회사 대표라기 보다는 동네 형이나 시골 삼촌을 대하는 모습으로 정겹게 인사한다. 이렇게 사람 좋아 보이는 김현철 사장이 넥타이를 맨 냉혹한 금융전문가들이나 벌일 것 같은 큰 일(?)을 최근 저질렀다.
동종업계인 디에스티(대표 나기철)를 합병키로 선언한 것. 여기에 투입된 자금만 수백억원에 이른다. 그는 “MDS테크놀로지가 지난 13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을 해왔는데 공교롭게도 코스닥에 상장된 지난해 9월 이후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M&A를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
그가 여러 합병 및 인수 후보 기업들을 놓고 최종 결정한 기업은 임베디드 솔루션 전문기업인 디에스티다. 디에스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임베디드 운영체제 판매 및 기술 지원 기업으로 MS 협력 기업가운데 임베디드 매출에서 아시아 1위 업체다.
김 사장은 “디에스티가 동종 업계이기는 하지만 MDS와는 고객 기업군이 다른 데다가 핵심 기술도 상호 보완이 가능하다”며 “또 디에스티가 국내뿐만 아니라 호주·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에 지사를 두고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점도 이 회사를 합병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라고 설명했다.
합병작업이 완료되는 내년 1월부터 합병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피력했다. 양사의 고객들에게 더 좋은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데다가 기술 인력들이 풍부해지면서 더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MDS는 이미 2차례의 합병및 기업인수를 통해 성장했으며 그 당시 인수 및 합병된 기업의 핵심 임원과 기술진들이 모두 우리회사에 있습니다”며 “이미 경험을 통해 화학적 통합 방법을 알고 있고 디에스티와는 기업 문화도 비슷해 큰 문제 없이 성공적인 합병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M&A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이 자체 역량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M&A로 보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더 높은 목표의식과 열정을 가질 것도 주문했다. M&A는 새로운 성장을 위한 토대이지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과정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진행한 그의 사무실에는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의 데생이 걸려 있다. 그것도 찾기 힘든 중년 시절의 데생이다.
그는 “이병철 회장은 우리 경제에 큰 토대를 닦으신 분이어서 자극을 받기 위해 이 그림을 걸어 놓았다”면서 “언젠가는 국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에 토대를 닦은 인물로 평가받고 싶다”고 자신의 바램을 전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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