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 텃밭 뺏기 경쟁 점화

 게임 업계가 사활을 건 텃밭 뺏기 경쟁에 돌입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 NHN,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빅3 업체가 자신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했지만 다른 업체는 강한 분야의 게임을 속속 출시, 서로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2위 그룹인 CJ인터넷과 네오위즈게임즈까지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게임 업계는 물고 물리는 혼전 양상에 돌입했다.

대표적인 경합 분야는 총싸움 게임인 FPS(1인칭슈팅게임)와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분야다.

이처럼 텃밭 뺏기 움직임이 가시화된 배경은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갖춰 매출 다변화를 꾀하려는 게임 업체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게임 시장에 미국, 일본, 중국 등 외국 업체가 진출하면서 토종 업체가 더 이상 ‘남의 떡을 놔둘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점도 무한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FPS 총격전=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는 이른바 총싸움 게임인 일인칭슈팅게임(FPS)이다. FPS는 CJ인터넷의 ‘서든어택’과 네오위즈게임즈의 ‘스페셜포스’가 양분하고 있는데 최근 시장 규모가 1000억원 이상으로 급성장했다. 공교롭게 빅3가 모두 FPS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넥슨은 ‘카운터스트라이크온라인’과 ‘컴뱃암즈’, 그리고 ‘버블파이터’까지, FPS만 3종류를 준비하는 파상공세를 취하고 있다.

민용재 넥슨 이사는 “컴뱃암즈로 기존 FPS 게임과 겨루고 카운터스트라이크는 보다 높은 수준의 FPS를 원하는 게이머를 흡수, 새로운 시장을 만들 방침”이라며 “버블파이터는 기존 FPS가 어려운 연령층을 위해 준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도 ‘포인트블랭크’라는 FPS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아직 비공개 테스트도 시작하지 않았지만 게임 속의 벽이나 사물을 총과 수류탄으로 파괴할 수 있는 독특한 특징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NHN은 늑대끼리 전투를 벌이는 ‘울프팀’이란 FPS를 내놓았다. NHN은 올해 내에 비공개 테스트를 시작으로 내년 초 공개 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상용화 시기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이르면 내년 5월 정도에 시작될 예정이다.

◇1조 MMORPG시장=시장 규모만 1조원을 웃돌아 온라인게임 중 단연 시장이 큰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분야의 경쟁도 FPS 못지않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아성에 NHN과 넥슨이 선전포고를 했다.

NHN은 던전앤드래곤으로 유명한 미국 터바인과 제휴, ‘반지의제왕온라인’을 국내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정욱 NHN 본부장은 “반지의제왕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성공의 기반”이라며 “본격적인 매출은 내년 하반기부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캐주얼 MMORPG인 마비노기를 180도 바꿔 정통 MMORPG인 ‘마비노기영웅전’으로 재탄생시켰다. 넥슨은 마비노기영웅전으로 캐주얼게임 일변도에서 벗어나 가장 규모가 큰 정통 MMORPG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넥슨의 대표작 카트라이더와 메이플스토리에도 NHN과 네오위즈게임즈, CJ인터넷이 한꺼번에 도전장을 던졌다. NHN은 서든어택 개발사로 유명한 게임하이가 만든 레이싱게임 ‘고고씽’으로 카트라이더를 추격한다는 전략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메이플스토리 개발진이 만든 캐주얼 MMORPG게임인 ‘텐비’로 메이플스토리의 아성을 무너뜨린다는 계획이다. CJ인터넷도 인기 연예인 남규리를 앞세워 캐주얼 MMORPG ‘쿵야’의 인기몰이에 나섰다.

이밖에 엔씨소프트는 ‘플레이엔씨’로 게임 포털의 대명사인 NHN의 한게임과 정면승부를 선언하는 등 게임 업계는 서로의 고유 영역을 뺏는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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