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노키아 법정 싸움 `퀄컴 우세`

  퀄컴과 노키아의 법정 공방이 다시 불붙고 있다. 그동안 양측에서 제기했던 법원 판결이 하나, 둘 윤곽을 드러내면서 퀄컴과 노키아의 막판 ‘기 싸움’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퀄컴과 노키아는 전 세계에서 15건에 달하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노키아가 제기한 퀄컴 특허 침해 사건과 관련해 너무 광범위하다는 이유로 기각 판결을 내렸다. 사실상 퀄컴 측 손을 들어 준 것이다. 헤이그 법원은 “노키아의 주장과 근거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에는 지나치게 광범위하다”고 배경 설명했다. 노키아와 퀄컴은 올 4월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이 끝나면서 미국·독일·네덜란드 등 전 세계 곳곳에서 고소인 혹은 피고소인 자격으로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뉴스의 눈>

퀄컴이 한숨을 돌렸다. 노키아와 퀄컴의 특허 ‘시소 게임’에서 차츰 퀄컴 쪽으로 주도권이 기우는 분위기다. 퀄컴은 이번 판결에 앞서 지난달 독일 만하임 법원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어 냈다.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연이어 판정승을 거두면서 퀄컴은 한 발 앞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두 판결에 앞서 지난달 결말을 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과 관련해서도 퀄컴은 완전 승리는 아니지만 중재 판정을 받았다.

당시 퀄컴 입장에서는 결코 “손해 본 게임이 아니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퀄컴 측은 나아가 “노키아 본거지인 유럽에서 퀄컴 특허를 무력화하려는 노키아의 시도가 여지없이 무너졌다”며 노키아를 압박하고 있다.

노키아와 퀄컴 법정 공방의 표면적인 배경은 ‘특허 주도권’이다. 그리고 이를 둘러싼 이면에는 막대한 로열티를 둘러싼 ‘비즈니스 논리’가 숨어 있다. 노키아는 2007년 4월 퀄컴과 계약을 끝내면서 퀄컴은 이미 노키아 주력 칩 공급업체인 TI와 라이선스 계약이 되었다는 이유로 특허 사용료를 줄 수 없다고 버텨 왔다. 같은 특허와 관련해 TI와 퀄컴 두 곳에 특허료를 지불하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 또 15년 당시 계약할 때와 로열티 액수가 변화가 없다며 사실상 독점적 지위라고 퀄컴을 비난해 왔다.

이에 대해 퀄컴은 지나칠 정도로 노키아에게는 특허권을 고수하고 있다. 1년에도 수십 건의 특허 소송에 휘말리는 퀄컴 입장에서 유독 노키아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은 그만큼 로열티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퀄컴에 계약 종료 전까지 매년 5억달러씩 특허 사용료를 내 왔다. 퀄컴은 노키아에게서 받는 특허료가 작다고 이야기하지만 노키아와 특허 소송이 불거지면서, 퀄컴의 주가는 지난해 5월 최고치를 찍은 이 후 25%가량 추락했다.

이번 게임의 본질은 결국 특허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대표 업체의 ‘자존심 싸움’이기 보다는 한 푼이라도 실리를 챙기기 위한 밥 그릇 즉 계산된 ‘실리 싸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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