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에 이어 구글의 이동통신 시장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모바일 소프트웨어(SW) 시장에 아연 활기가 돌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가 30일 보도했다.
애플은 내년 2월 아이폰용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제공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구글 역시 g폰 출시를 전후해 조만간 SDK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내년 이후 애플과 구글의 기술 규격을 각각 지원하는 모바일SW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모바일 소프트웨어 시장은 그동안 이동통신사업자가 주도권을 쥐고 폐쇄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왔기 때문에 PC 기반의 일반 SW 시장에 비해 매우 더디게 성장해 왔다. 모바일 운용체계(OS) 종류도 심비안·윈도모바일·팜·블랙베리 등 40가지 이상으로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윈도·리눅스·OS X(매킨토시용) 등 OS가 3가지에 불과한 PC보다 SW를 개발하기가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부담이 있다.
SW 개발자들은 애플과 구글이 막강한 자본력으로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이같은 걸림돌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SW 업체 윈드리버의 제이슨 위트모어 이사는 “OS만 표준화돼도 SW 개발 비용의 30%가 절감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이폰은 매킨토시(맥) PC와 똑같은 운용체계를 사용하기 때문에 맥PC 응용 소프트웨어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조금만 변경하면 손쉽게 SW를 개발할 수 있다. 또, 아이폰은 이동통신망을 거치지 않고 와이파이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휴대폰보다 훨씬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곧 SW 개발자들이 통신사업자에 종속되지 않고 모바일 소프트웨어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은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무료 통화를 제공하는 수익모델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한데, g폰 응용 SW가 많을수록 사용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구글에게 유리해진다. 따라서, 구글은 g폰 사용자층을 확대하기 위해 SW 개발자들과 적극 손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금 방식도 달라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휴대폰에서 결제된 모든 거래는 이동통신 사업자의 시스템을 거쳐 가입자의 요금에 포함돼 청구돼 왔으며 이 과정에서 사업자들은 매출의 최대 50%를 수수료로 챙겼다. 벨소리 서비스의 경우 수수료, 음원 이용료 등을 제하고 SW 개발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매출의 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g폰은 사업자를 거치지 않고 가입자가 결제업체에 단문메시지(SMS)를 보내 직접 거래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고 비즈니스위크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애플과 구글의 진입에 대비한 이동통신 사업자, 휴대폰 업체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보다폰과 NTT도코모·삼성전자·모토로라 등은 리눅스 모바일 플랫폼 ‘리모’를 공동 개발 중이며 노키아는 심비안 개발자 커뮤니티를 확대하고 있다.
투자 전문업체 팔콘 포인트 캐피털의 마이클 마호니 이사는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통화 품질보다 응용 소프트웨어를 보고 휴대폰을 선택하는 시대가 1∼2년 내 올 것”이라며 “더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끌어모으는 통신사업자 또는 휴대폰 업체가 이동통신 시장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