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광산업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동원시스템즈의 광주 투자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나타나 지역 경제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동원그룹의 계열사로 무선중계기 및 광전송장비 제조업체인 동원시스템즈(대표 강병원)는 지난해부터 광주 첨단산업단지 발광 다이오드(LED) 부지에 물류센터 및 통신 부문 생산라인(연구소 포함) 신축을 추진해왔다.
동원의 광주 투자는 그동안 단순 부품위주인 광주 광통신 부품업계의 취약점을 해소하고 업체 간 협업을 통해 부품의 시스템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광주시·한국산업단지공단이 LED 부지에는 물류센터가 들어올 수 없다며 제동을 걸면서 동원의 광주투자는 차일피일 미뤄져 왔다. 그러던 중 이달 초, 동원이 돌연 전남 담양군과 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해 동원의 광주 투자가 사실상 끝난 것으로 해석을 낳고 있다.
산단공 관계자는 “동원은 처음부터 광산업에 대한 투자 보다는 물류센터 부지 확보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면서 “현재 동원 측에 물류센터와는 별개로 LED 부지에 투자해 생산라인을 신축할 의사가 있는 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원 측 관계자는 “물류센터와 통신부문은 사업부서가 엄연히 다르고 아직 많은 변수와 시간이 있기 때문에 광주투자가 완전히 끝났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면서 “현재 광주에 연구소를 설립해 R&D를 수행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동원은 안양에서 해온 통신제품 생산을 줄이는 대신 이미 충북의 업체에 위탁한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동원의 광주 광산업 진출 및 투자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역 광산업계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동원이 광주 광산업 진출을 명목으로 지난해 20여 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광통신 연구·개발(R&D)과제를 수주한 것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광통신 부품업체 A사장은 “광산업 R&D과제 자금은 광주 소재 기업 또는 광산업에 대한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에 우선 지원된다”면서 “대기업 계열사가 거액의 R&D 과제를 따놓고는 정작 투자에는 소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것 아니나”고 지적했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