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초로 30나노대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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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는 한계로 지적돼온 40나노 벽을 뚫고 30나노 64Gb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 메모리의 집적도가 매년 두 배씩 성장한다는 메모리신성장론, 일명 황의 법칙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1999년 256Mb 낸드플래시 개발을 시작으로 지난 8년간 매년 두 배의 메모리 집적도를 실현해왔다.

 64Gb 용량은 손톱만한 크기에 메모리 저장소가 세계 인구인 65억명보다 10배나 많이 집적돼 있다. 30나노 초미세 공정과 함께 하나의 셀에 두 개 이상의 트랜지터를 심는 저장멀티레벨셀(MLC) 구조로 이를 실현했다.

 ◇카드 5장에 국회 장서 모두 저장=64Gb 낸드플래시로 메모리카드를 만들면 최대 128Gb용량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카드 한 장에 DVD급 화질 영화 80편, MP3는 3만2000곡을 저장할 수 있으며 이 카드 5장으로는 우리나라 국회도서관에 있는 220만권의 장서를 모두 저장할 수 있다. 또 카드는 한 장에 약 40명의 DNA 유전자 정보를 동시에 저장할 수 있어 앞으로 다가올 바이오 시대에 요긴한 저장 매체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DNA 유전자 정보는 한 사람당 30억개가 필요하며 DNA 1개의 정보에는 1바이트가 소요된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30나노 64Gb 낸드플래시 개발은 성장을 지속시키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며 “어렵게 만든 신기술·신제품을 바탕으로 낸드플래시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대용량 메모리 시장을 주도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200억달러 이상의 시장 창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준영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상품기획팀 상무는 “이번에 개발한 30나노 공정 기술은 낸드플래시뿐 아니라 D램 및 기타 메모리에도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며 “과도기에 놓여 있는 메모리 대용량화 기술의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세공정에서 비메모리 앞서나=메모리분야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의 30나노 공정을 적용한 시제품 제작은 아직 30나노의 기술적 컨셉트만 있는 비메모리 대표주자 인텔을 따돌렸다는 데도 의미가 크다.

 절대비교는 쉽지 않지만 지금까지는 미세공정기술은 인텔이 삼성보다 다소 앞서왔다. 인텔은 상대적으로 미세화가 쉬운 비메모리인 CPU 공정이지만 삼성전자는 메모리공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번에 30나노 시제품 개발로 미세공정화에서도 근소하나마 인텔을 앞서게 됐다. 삼성전자는 황의 법칙대로 1년에 한 번, 인텔은 무어의 법칙대로 2년에 한 번 공정을 업그레이드해온 차이일 수 있다.

 전준영 상무는“비메모리(CPU)는 최대 14겹의 메탈층이 존재하지만 그 구조가 평탄한 데 비해 메모리는 플로팅게이트·컨트롤게이트 등이 수직으로 복잡하게 집적되는 구조여서 미세공정화가 상대적으로 힘든 측면이 있다”면서도 “인텔이 발표한 32나노 공정은 기반기술을 확보한 수준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