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로봇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로보월드 2007’이 오늘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4일간 열린다. 국내 최대 로봇행사답게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90여 업체가 430개의 부스에서 첨단 제품을 선보인다. 이 행사는 그동안 한 해에 수십회씩 열리던 로봇 관련 전시회와 경기대회·학술행사를 하나로 합친 대형 행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특히 단순 경진대회를 넘어 일본의 ‘아이렉스(iREX)’ 같은 국제 로봇 전문행사를 지향하고 있어 의미가 크다.
‘로보월드 2007’이 세계적 행사로 비상하려면 이벤트성 행사 위주보다는 실제로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장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50년 전 제조업체에서 처음 사용하던 로봇은 이제 1가구 1로봇 시대를 언급할 만큼 우리 생활 가까이에 와 있다. 연초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21세기는 로봇 시대”라고 강조한 적이 있는데 첨단기술이 융합된 로봇기술은 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런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선진 각국은 로봇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참여정부 들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의 하나로 로봇산업을 선정한 바 있으며 산업자원부는 ‘지능형로봇산업 비전과 발전전략’을 수립해 오는 2013년까지 세계 로봇시장 점유율을 15%로 끌어올리고 우리나라를 세계 3대 지능형 로봇기술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로봇이 반도체·휴대폰·자동차를 잇는 차세대 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산업체·연구기관·학계의 노력과 함께 국민의 관심을 보다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범국민적 지지와 성원이 있어야 ‘세계적 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 독일의 자동차가 대표적이다. 독일 자동차는 전 국민의 관심 속에서 뛰어난 품질로 세계시장을 제패했다. 산업적 규모만 봐도 로봇은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다.
지난해 국내 로봇산업 매출액은 7660억원으로 2003년 이후 매년 40% 가까운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성장세를 바탕으로 우리가 세계 로봇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투자방향을 제대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로봇시장에서 세계적 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로봇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 선진국은 벌써 세계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일본은 휴머노이드, 미국은 군사로봇과 우주로봇을 주도하고 있으며 유럽은 요소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부품 국산화 노력도 보다 강화해야 한다. 우선 로봇의 핵심기술인 모터와 드라이버·센서 등의 국산화가 필요한데 정확도가 생명인 로봇 구동을 위한 초정밀 에너지 모터는 대부분 고가의 외산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부처 간 갈등을 보이고 있는 로봇특별법도 로봇 강국을 위해 하루빨리 하나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민간시장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면 부작용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지만 초기단계의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개별산업 육성법도 필요하다. 정책은 시기가 중요하다. 시기를 놓치면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초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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