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표 교수의 Tech & Money](5)성공임원의 비결은 경영능력

 한 신문에서 ‘성공벤처 뒤엔 경영귀재 있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거기에는 델, 마이크로소프트, 네스케이프, 야후, 선 등의 기업이 소개돼 있었다. 이들은 아주 작은 소규모 벤처에서 시작해 불과 수 년만에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성장한 ‘성공벤처’들이다.

 우리는 이 벤처기업을 보면 항상 창업자들을 떠올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빌 게이츠가 상징이며, 야후하면 창시자인 제리 양을 생각한다. 그러나 이 기업들의 CEO는 창업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며, 이 들이 이 기사의 주인공들이었다.

 예를 들어 당시 야후의 CEO는 제리 양이 아니라 티모시 쿠글이었다. 제리 양은 “쿠글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야후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그의 비중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사실 검색엔진만으로는 돈을 벌기 어렵다. 검색할 때마다 돈을 받을 수도 없고, 그렇기에 지금도 많은 포털 사이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쿠글은 뛰어난 경영능력으로 재정지출을 꼼꼼히 관리하는 한편, 야후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면서 영국, 일본, 한국 등 국제적으로 야후 서비스를 확장해 광고수입을 늘려 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묘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선두주자를 쓰러뜨리고 비싸게 판다. 워드퍼펙트를 워드가 공략하였고, 엑셀은 로터스를 넘어섰다. 그러나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 익스플로러였다. 당시 네스케이프의 아성이 너무 공고했기 때문에 익스플로러는 맥을 못 추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판매 및 지원담당 수석부사장이었던 스티븐 발머는 선두 주자인 네스케이프에 대항해 익스플로러를 무료 배포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그 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시장을 평정하였다. 이러한 역할분담에 대해 “빌 게이츠가 시장을 개척하면, 발머는 이를 장악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벤처는 기술과 제품이 좋으면 성공한다. 그런데 그 성공은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뚫고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경영능력이다.

 북 치며 춤을 추는 사람이 있으면, 모자를 돌리며 돈을 걷는 사람이 있어야 장사가 되는 법이다. 그렇기에 ‘경영능력’은 ‘성공벤처’의 비결이 된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임원으로 성장하려면 기술만으로 부족하다. 기술이 좋으면 중간관리자까지는 성장한다. 그러나 고위 경영층은 어렵다. 이때는 경영능력이 승부를 가른다. 마케팅, 인사, 재무, 생산, 회계 지식이 필수적이다. 그렇기에 ‘성공임원’ 비결은 ‘경영능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성표 경북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spcho@k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