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을 위장한 신종 유사 사행성 게임 기반의 전국적 사업주 모집이 이뤄지고 있어 온라인사행성 게임의 전국적 확산가능성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게임에 대해 “MMORPG를 가장해 의도적으로 유료아이템을 사게 만드는 신종 유사 사행성게임”이라고 진단, 사업체 모집과 PC방 확산에 따른 사행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게임개발사는 무료게임인 것처럼 위장한 이 게임으로 지난 17일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이라온라인(대표 조기술)은 자사가 개발한 MMORPG ‘그로타온라인’에 대한 사업설명회를 최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고, 전국을 대상으로 개인사업주를 모집하고 나섰다.
사업내용을 보면 이 게임은 무료로 게임을 시작해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기려면 어쩔 수 없이 ‘몽환서’라고 이름붙여진 유료아이템을 사도록 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1시간에 1만9800원, 9900원, 2200원짜리 등 다양한 가격대의 몽환서를 팔게 되고, 최고가인 1만9800원짜리를 쓰면 시작부터 50레벨까지 직행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개발자는 오랜시간 사냥을 하고 전투를 겪으며 레벨을 올려야하는 기존의 일반적 MMORPG와 달리 특정 시간만큼 돈을 지불하면 레벨을 올릴 수 있도록 교묘하게 상용화 구조를 만들어 사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관련업계는 서비스 사이트나 제휴 PC방만 있으면 되는 온라인게임 사업에 업주를 공개 모집하고 나선 것부터가 석연찮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사업 희망자들이 공개적으로 유료아이템 판매 방법과 수익구조를 밝혀달라고 하자, 회사측은 “업주자격 최소 금액인 1000만원을 갖고 오면 상세히 알려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회사는 이어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합법적으로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으며, MMORPG에서의 아이템·머니 판매는 합법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물등급위원회 측은 이같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행성 논란이 불거질 소지를 보이자 “아무리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이지만, 심의 때와는 다른 형태로 서비스되거나 사행성게임으로 변질될 경우 재심의에 올리고 등급분류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모이라온라인 측은 내달 7일로 예정된 첫 비공개테스트를 계획대로 강행할 예정이어서 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업설명회 내용과 유료모델 등을 살펴본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리니지나 뮤를 가장한 바다이야기”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