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DVB­IP 기반 모바일TV 서비스 전격 중단

 영국의 ‘상용DVB-IP 서비스’가 도입 1년여 만에 전격 중단된다.

29일 레드헤링에 따르면 이 서비스의 시행사인 BT모비오와 버진모바일은 해당 서비스를 이르면 내년 1월말, 늦어도 2월초까지는 중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브리티시텔레콤(BT)의 휴대이동방송 전문 자회사인 BT모비오는 이 서비스의 주사업자로 기술 인프라를 제공한다. 가상이동망사업자(MVNO)인 버진모바일은 지원과 휴대폰 유통 등을 맡는다. 양사는 작년 10월부터 상용 휴대이동방송 서비스로는 한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이 사업을 시행해왔다.

로스 쿡 BT 홍보실장은 “이번 결정은 당초 기대와 달리 서비스 가입이나 단말기 보급 실적이 미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쿡 실장은 특히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휴대이동방송의 역내 기술표준을 ‘DVB-H’로 결정한 것도 서비스 중단의 한 이유”라고 밝혔다.

BT모비오는 앞으로 6개월간의 고지 기간을 거치면서 향후 신규 표준방식의 서비스 제공 여부 등 기존 가입자 처리문제를 버진모바일 측과 논의할 예정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뉴스의 눈

이번 영국 DAB-IP 서비스의 전격 중단은 세계 휴대이동방송 시장의 판도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휴대이동방송이란 휴대폰 등 각종 이동통신 기기로 TV를 시청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한국의 ‘DMB’를 비롯해 미국의 ‘미디어플로’와 유럽의 ‘DVB-H’, 일본의 ‘원세그’ 등이 전 세계 휴대이동방송의 기술표준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최근 EU집행위는 권고안 수준이기는 하나, 역내 회원국에 DVB-H를 기술표준으로 삼을 것을 공식 요구했다.

이번 BT모비오와 버진텔레콤의 휴대이동방송 서비스 중단 사태의 표면적인 이유는 매출 부진이다. 실제로 버진모바일은 현재까지 BT모비오의 유일한 고객사다. 이들이 제공하는 단말기도 대만 HTC의 롭스터가 유일할 정도다. 가입자 수 역시 극비에 붙히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 서비스 중단의 근본 원인은 DVB-H로 EU의 공식 권고안까지 마련된 마당에 ‘DAB-IP’라는 이종 기술을 홀로 적용하는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에는 미국의 무선통신 사업자인 크라운 캐슬 인터내셔널이 미주 시장서 제공중인 DVB-H 기반의 휴대이동방송(모데오)의 뉴욕 지역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 역시 AT&T와 버라이즌 등 대형 이통사들이 미국 시장서 ‘미디어플로’ 기반 서비스를 제공키로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유럽과 미국의 휴대이동방송 기술표준 전쟁은 흡사 20년전 GSM과 CDMA로 압축된 이동전화 표준 다툼과 일치한다고 레드헤링은 분석했다. 실제로 비비안 레딩 EU 미디어 담당 집행위원은 최근 권고안을 채택하며 “GSM의 국제적 성공이 이번 휴대이동방송 기술표준 선택의 필요성을 입증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시장조사 기관인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휴대이동방송 이용자는 오는 2009년 5000만명에 달하고 시장 규모는 35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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