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케이블넷의 디지털 전환 가구가 최근 20만을 돌파했다. 전체 가입자의 10%다. 업계 평균 디지털 전환율이 3.5%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가입자 수도 가장 많다. 그러나 이관훈 CJ케이블넷 대표(52)는 멋쩍은 표정이다.
이 사장은 “2005년 디지털 서비스를 시작한 후 2년만에 기록한 것이라 명함을 내밀기에 쑥스럽지만 의미있는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내년이 디지털 전환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은 건 고객들의 반응이다. 최근 유저인터페이스(UI)를 개편한 자사의 디지털 서비스인 ‘헬로우D’에 뜨거운 반응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사용자 편의에 중점을 둬 UI를 개편했는데 예전에 별로 이용하지 않던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수요가 개편 전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케이블에 이러한 서비스가 있었냐는 고객도 있습니다.”
이 여세를 몰아갈 경우 내년까지 가입자의 30%를 디지털 전환시키겠다는 목표를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CJ가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인 것은 고객당매출(ARPU)을 올리기 위해서다. 저가 상품만으론 케이블TV 업계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수 없다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렸다. 디지털 가입자 유치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재투자되고 양질의 콘텐츠와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이 되어야만 결국 소비자들이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아무리 새로운 서비스라도 콘텐츠가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소비자를 잡기엔 한계가 있다. IPTV와 위성방송 등 새 경쟁자가 떠오르는 것에 가격 경쟁보다는 콘텐츠 경쟁을 펼칠 것을 주문한다.
그는 “뉴미디어가 차별화된 콘텐츠를 내놓지 못하면 결국 기존 사업자들과 가격 경쟁만 벌이게 될 것”이라며 “서로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규 참여 사업자들이 콘텐츠 육성책부터 먼저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방 융합 시대에 걸맞은 서비스 환경 구축을 위해 초고속인터넷 ‘헬로우넷’을 활성화 할 방침이다. 사업 권역 내 망 개선 및 광랜 투자 확대를 통해 서비스 품질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한편 방송 서비스 등과의 묶음 상품 강화를 모색키로 했다. 신속한 장애 대응 및 부가 서비스 확대를 통한 서비스 만족 등을 주요 목표로 세웠다. 이를 통해 통신사업자를 비롯한 경쟁사의 속도 및 가격 정책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신축 아파트 지역과 최근 광랜 영업이 치열한 지역을 중심으로 HFC망 설비 투자 지속 등 ISP 품질 관리와 함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제안함으로써 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 사장은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와 쿼드러플플레이서비스(QPS) 전략에 따라 다양한 결합 상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라며 “거대 통신 사업자와의 싸움에서 이길 비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