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콜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된 배경에 부품 업체들의 공은 얼마나 될까.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아마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삼성전자 휴대폰 협력업체들의 기술력과 품질수준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지원과 기술지도, 까다로운 품질테스트가 있었다. 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 온 부품업체들의 땀의 결실이기도 하다.
또 다른 질문을 던져보자. 삼성전자는 애니콜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에 어떤 존재일까. 답은 간단하다. 흔히 말하는 ‘갑’이다. 그것도 ‘슈퍼 울트라 갑’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의 신규 개발모델 참여 여부는 부품회사 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상장사는 물량 배정을 받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주가하락이 불문가지다. 이와 반대로 삼성 1차 부품 협력사 명단에 오르기만 해도 인생역전의 발판이 주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삼성의 존재는 중소 부품회사 입장에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자리에 있다.
이러다 보니, 협력사의 삼성 의존도는 자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삼성은 퍼가도 퍼가도 마르지 않는 화수분 같은 존재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삼성이라는 화수분을 이용하려면 상당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듯하다. 특히 입단속은 도를 넘는다. 첨단 기술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안유지는 필요하다. 보안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언론 기사에 난 한줄 한줄에 너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경위서 한 번 안 써본 부품업체는 진정한 협력사가 아니라는 우스갯소리가 공공연히 들린다. 심지어 기사때문에 반성문까지 제출한 기업도 없지 않다.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말하지 못한 것처럼, 부품업체는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하는 게 현실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연말 신라호텔에서 협력업체 사장들이 참석하는 파트너스데이를 개최한다. 파트너들이 경위서 제출 부담에서 벗어나면 상생을 위한 이 행사의 의미가 더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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