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 쥔 SKT…KTF? LGT?

 “캐스팅보트 쥔 SK텔레콤, KTF를 찍을까, LG텔레콤을 찍을까?”

이동전화 시장이 2세대(G)와 3세대, 동기와 비동기식 서비스가 혼재한 과도 체제로 전환되면서 복합망 전략을 유지하는 SK텔레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SK텔레콤의 리비전A를 선택 여부는 통신시장의 향후 판도를 좌우할 포인트다. 리비전A를 선택하면 3G 시장 경쟁구도를 동기와 비동기가 혼재한 시장으로 끌고 갈 수 있고 이를 포기하면 WCDMA 중심의 SK텔레콤, KTF 양강 체제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2세대 시장까지 3위 사업자인 LG텔레콤이 주로 행사해온 이동전화 시장의 캐스팅보트가 세대 교체기를 맞아 선두사업자인 SK텔레콤로 옮겨가는 묘한 상황을 연출했다.

◇양강 체제냐 3강체제냐=SK텔레콤의 리비전A 선택은 단순한 SK텔레콤의 전략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리비전A를 선택하면 3G 시장이 비동기 WCDMA와 동기식 리비전A 간 경쟁 구도를 발전할 공산이 높다. 사업자 간 경쟁구도도 기존 2G 시장처럼 SK텔레콤, KTF, LG텔레콤 간의 3강 경쟁이 이어질 수 있는 배경이다. 2100만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이 가세하면 LG텔레콤의 700만 가입자와 합쳐 2800만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으니 취약점으로 거론되던 단말 원가 경쟁력도 WCDMA에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WCDMA 전환시 의무적으로 010 번호이동을 해야하지만 리비전A는 기존 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는 장점까지 갖췄다. LG텔레콤으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3G 올인을 선택한 KTF로선 곤혹스럽다. SK텔레콤이 WCDMA에 집중한다면 이미 KTF와 함께 양강체제가 형성될 공산이 높다. 단말 원가 경쟁 및 구매력 측면에서 국내시장에서 리비전A가 살아남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양강이냐, 3강이냐의 판세 결정권이 SK텔레콤의 리비전A 선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올 수 있는 근거다.

◇리비전A 도입 초읽기(?)=SK텔레콤은 아직 리비전A 도입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다. 시장 환경 변화에 대비해 기술적 준비만 하고 있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업계의 예상은 다르다. SK텔레콤이 이미 천명한 ‘복합망 전략’에 이미 리비전A 도입 전제가 깔렸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정통부의 리비전A 설비설치 승인 허가에다 2000억원 가량 추가 투자에 대한 이사회 설득 등 넘어야 할 장벽이 있지만 이익이 크다는 점에서 리비전A 도입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SK텔레콤 내부에도 리비전A 도입에 부정적 목소리가 크게 줄어든 반면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잇점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도입시기도 LG텔레콤이 마케팅을 본격화할 올 연말이나 내년 초가 유력할 것으로 관측됐다.

SK텔레콤의 고위 관계자는 “리비전A는 WCDMA와 비교해 기술적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신규 투자 효율성, 2G 가입자에 대한 서비스 고도화 등 여러 이점을 갖고 있다”며 “여러가지 영향관계를 검토하고 있을 뿐, 도입 계획을 확정한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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