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의 양대 최고봉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31일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월스트리트저널 주최로 미국 칼즈배드에서 열린 ‘디지털에 관한 모든 것(D:All Things Digital)’이라는 콘퍼런스에 나란히 참석해 정보기술(IT)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대담을 나눈 것.
게이츠와 잡스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라는 다른 출발점을 가진 사람들답게 IT의 미래에 대해서도 관점의 차이를 보였다. 잡스는 IT의 미래를 모바일에 둔 반면에 게이츠는 PC가 다른 매체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기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운용체계(OS)의 미래에 대해 게이츠는 “머지않아 3차원과 멀티터치스크린 방식의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5년 후 태블릿PC에 이어 팜PC가 유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잡스는 5년 후에도 “여전히 PC가 사용될 것이며 포스트PC가 다양하게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52세의 동갑내기면서 앙숙으로 알려진 두 사람은 75분간의 이날 대담에서 상대방이 IT업계에 공헌한 업적을 치켜세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잡스 CEO가 “빌은 산업계에서 최초로 소프트웨어 회사를 세웠다”면서 “누구보다도 먼저 소프트웨어에 집중했다”고 게이츠 회장을 치켜세웠다.
이에 게이츠 회장은 잡스 CEO가 위험을 감수하면서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취향과 우아함’을 갖춘 제품을 개발했다면서 “스티브가 이룩한 일은 매우 경이로웠다”고 화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월트 모스버그 칼럼니스트와 카라 스위셔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두 사람은 함께 일했던 지난 1970년대를 회상하기도 했다.
청중 한 명이 “서로에게 배운 것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자 게이츠 회장은 “그(잡스)의 일처리 방식은 다르다. 매혹적이다”고 극찬했다.
잡스 CEO는 MS의 제휴 능력을 꼽으면서 “그들은 진짜 뛰어난 사람들과 어떻게 손을 잡아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면서 “만약 애플이 DNA에 그런 장점을 조금 더 갖고 있었다면 정말로 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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