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한미숙 헤리트 회장(5회·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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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대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회장 취임식 모습. 왼쪽에서 여섯번째가 필자.

 작지만 강함이 아름답다

 기업들은 목표와 경영 방침을 공유하기 위해 포스터를 사내에 붙이는 경우가 많다. 보통 매출 ‘XXX달성’ 또는 그와 유사한 목표가 포함된다. 모든 직원들이 그 목표를 위해 열심히 뛰어주길 바라는 경영자의 마음과 의지를 담고 있다. 우리 회사도 예외없이 출입문에 ‘처음 마음으로…’라는 글귀를 만나게 되고, 사무실 안 벽면에는 ‘작지만 강한 헤리트!’ 라고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또한 그 아래에는 ‘Creative&3S’라고 쓰여 있다.

 ‘Creative’는 창의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현실을 개척하고 미래를 창조한다는 의미이고, 3S는 핵심역량에 집중하여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는 강소기업(Small), 작지만 강하고 강하지만 유연한 조직을 지향한다(Strong), 속도는 생존이므로 빠르게 변화하고 빠르게 적응하자(Speed)는 뜻이다.

 내수시장이 협소한 한국에서 탄생한 ‘혁신형중소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구구절절함 그 자체의 표현이라 볼 수도 있다. 작년 말부터 세계무대 경쟁에 본격 뛰어들어, 현재 예선전을 거쳐 본선을 치르고 있다. 본선 통과후 그라운드를 옮겨가며 계속적인 본선에서 승자가 되어 ‘작지만 강한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를 소망한다.

 요즘 주위 가까운 분들을 만나면 ‘단체장 하면 사업에 지장 줄 수 있지 않냐’고 아끼는 마음에 일러 주신다. 당연한 지적이다.

 필자 또한 특별해서 단체장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필자가 지난 2월에 취임한 중소기업기술혁신(이노비즈)협회장도 그렇다. 아마도 남성기업 중심의 전국 단위 경제 단체에 여성이 회장을 맡은 것이 처음인 것 같다. ETRI의 여성 창업 1호를 일부러 하고 싶어서 했던 것도 아니듯, 여성단체장 1호도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이왕 맡았으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기업가는 자기 기업으로 평가받는다’는 마음으로, 주위 분들의 충고를 깊이 새기면서 협회 관련 일도 요란하지 않지만 한 단계 앞으로 나가는 진전을 이루는 성과를 내도록 하려 한다.

 글을 쓰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은가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미리 해 보는 지금의 결단이 미래의 사실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렇게 하고 싶다.

 항상 사업에 신경쓰느라 자식들에게는 스스로 노력하도록 방치(?)하다시피 한 엄마로서 5년 뒤에 바라는 것은, ‘거 봐라, 엄마가 사업에 열중할 수 밖에 없어서 너희들 스스로 헤쳐 나간 것이, 정말 네가 원하는 것을 찾아 진정으로 배우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여, 지금의 멋진 너의 모습을 만든 거야’라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헤리트가 창업 10년이 되는 2009년에는 함께 회사를 키운 직원과 주주와 고객과 함께 진정으로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와서 그동안의 피로를 웃음으로 씻고, 다시 창업하는 마음가짐으로 더 큰 도약을 위한 도전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노비즈 협회장으로서 10년 뒤 기대하는 모습을 그려본다면 혁신형중소기업 중 적어도 30%는 세계적인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국가 GDP 80%의 기여도를 담당하길 기대해 본다. 그리하여 ‘작지만 강한 대한민국이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mshan@heri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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