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RAZR) 폰 이후 별다른 히트작 없이 고전해 온 모토로라가 차세대 주력제품으로 ‘무비폰(Movie Phone)’이라는 새 카드를 꺼내들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에드 잰더 모토로라 CEO는 9일(현지시각) 미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2007 콘퍼런스’에 참석해 “애플 아이폰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영화를 통째로 볼 수 있는 ‘미디어 괴물’ 휴대폰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잰더 CEO는 “이 휴대폰은 착탈식 기가(Gb)급 SD카드를 연결해 초당 30프레임속도의 믿기 힘든 품질의 동영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모토로라는 오는 15일 뉴욕에서 제품 발표회를 갖고 신제품을 정식 공개한다.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이지만 미국에 앞서 유럽 시장에서 먼저 판매될 예정이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뉴스의 눈
세계 2위 휴대폰 업체인 모토로라가 ‘무비폰’을 선보인 것은 수익 악화와 삼성전자 등 후발주자들의 거센 추격이라는 안팎의 위기를 동시에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모토로라는 지난 1분기 1억81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매출도 전 분기보다 1.8% 감소한 94억3000만달러를 거뒀다. 1위 업체 노키아와의 격차는 좁히지 못하고 삼성·LG 등으로부터 텃밭인 미국 시장에서도 위협을 받으며 사상 최대의 난국를 맞고 있다.
여기에 아이팟의 후광을 등에 업은 애플이 뮤직폰 ‘아이폰’을 오는 6월 출시하며 3G 휴대폰 시장의 최대 복병으로 등장하자 모토로라의 위기감은 전례없이 고조된 상황.
모토로라는 3G 시장의 킬러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인 동영상을 집중 공략함으로써 음악 기능이 강화된 아이폰과 차별화하는 한편, 휴대이동방송 등 3G 서비스가 가장 앞서 있는 유럽에서 노키아에 뒤진 열세를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통신시장 전문 조사업체 인포네틱스는 오는 2010년까지 전 세계 동영상 휴대폰 이용자 수가 4600만명으로 늘어나고, 유럽 및 서남아·아프리카 지역은 전체 시장의 31%로 아시아태평양(57%)에 이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모토로라가 과연 유럽 시장에서 EU 주도로 끈끈한 동맹을 과시하고 있는 노키아·에릭슨 등 현지 업체들의 벽을 넘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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