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 혁신의 그랜드 디자인
유희열 지음, 한일애드 펴냄, 2만원.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도 선진사회로 나가는 일본과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는 중국의 틈새에 끼어있는 한국은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에 비유되곤 한다. 특히 중국은 방대한 자국시장을 무기로 선진기술 획득 정책을 과감히 펴고 있어 한국과의 기술격차는 갈수록 좁혀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실정에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의 저자이며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유희열 박사는 ‘중요한 것은 과학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확보하고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이 책을 통해 역설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의 현실을 냉철히 직시하고 우리에게 적합한 덕목을 찾아내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첫째, 우수한 과학기술인력 양성을 꼽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에서도 우수 인력 양성은 언제나 가장 중요한 이슈지만, 중요한 것은 이공계 인력에 향후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둘째로는 연구개발 투자의 스톡(Stock)과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다. 세번째, 비전을 제시하고 강력히 혁신 마인드를 전파하는 리더십과 구조적으로 더욱 효율성을 발휘하도록 돕는 각종 조직문화·법·제도 혁신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네번째는 ‘개방성’과 ‘유연성’, 다섯번째는 기술혁신의 속도를 따라 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가 1970년부터 과학기술정책 분야에서 종사하면서 체험하고 느낀 생각들을 나름대로 정리한 것들이다. 또 현장에서 입증된 기술혁신 성공 사례들과 주요 개념을 요소요소에 소개함으로써 과학기술정책의 열매들을 음미해 보고 그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기술혁신의 패러다임 변화, 국가 경제에서의 기술혁신의 역할과 비전 등을 여러 각도로 조명해 보았고, 과학기술 혁신을 위한 10가지 주요 전략들을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정리했다. 또한, CDMA, ADSL, 팩티브, 자동차 엔진 등 대표적인 기술혁신 사례와 하이닉스의 경영혁신 사례를 분석,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그동안 발표한 신문 기고문, 칼럼 등을 ‘과학기술의 혁신이 미래를 디자인한다’라는 제목으로 정리하고 있다.
지금 한국이 ‘고래 등 사이에 낀 새우’가 아닌 덩치 큰 ‘고래’로서 고래 틈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양을 무대로 나아가는 ‘돌고래’가 되기 위해선 우리의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고 급변하는 기술혁신의 물결을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최대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현민기자@전자신문, min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