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데이터 품질을 높이자](중)정확성이 생명

 카드사와 이통사가 가진 이용자 정보는 막대하다. 이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의 위력도 엄청나다. 하지만 당초 가진 이용자 정보가 변경되거나 잘못 입력됐다면 어떻게 될까. 이를 기초로 한 작업은 모두 헛수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이에 따른 기업 이미지 훼손이 없으면 다행이다.

 

 ◇통합의 관건은 데이터 품질=최근 불어닥친 ‘통합’ 이슈에 있어 데이터 정확성의 중요도는 더 커졌다. 일선 업무에서 전혀 발견되지 않았던 데이터 문제가 정보시스템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속속 드러나기 때문이다.

 대표적 예가 고객관리시스템(CRM)이나 데이터웨어하우스(DW)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구축한 CRM이나 DW는 데이터의 품질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류 있는 데이터에서 양질의 정보를 산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박민식 DB진흥센터 전략사업실장은 “과거 데이터를 단순히 축적해 쓸 때는 시스템 성능만 나오면 되기 때문에 데이터 품질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좋은 정보를 만들기 위해 데이터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기존 데이터의 정확성은 관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정용 우리금융정보시스템 상무는 “소득, 자녀수, 학교 등 구체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마케팅 타깃을 정한다”며 “과거에는 없었던 이런 데이터로 인해 데이터의 정확성은 한층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데이터 정확성은 경쟁력=국내에도 데이터 정확성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대표적 움직임이 있다. 바로 기업의 신용을 평가하는데 데이터의 품질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정보는 최근 기업 신용등급 평가시 ‘데이터 품질관리 인증’을 획득하면 최대 8점의 가점을 부가키로 했다. 기업의 신용도 평가에 데이터 품질이 포함키로 한 유래 없는 일이다.

 특히 한신평정보가 데이터 품질관리 인증 획득에 부여하는 점수는 비재무부문 평가 항목 가운데 네 번째로 배점이 높다. 당연히 신용평가점수 제출이 요구되는 사업에서 업체의 사업참여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다.

 한신평정보 측은 “130여개 금융·제조·통신 기업을 조사해본 결과 데이터 품질이 우수한 기업은 재무 상황과 안정성 역시 높았다”며 “데이터의 정확성이 높은 기업은 곧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같은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해도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뽑아내느냐는 기업에 따라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미 IBM 스터디 자료는 정확한 정보를 자산화 하는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에 비해 5배 많은 가치를 창출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확도를 높여라=국내 한 이통사 관계자는 “대리점을 통해 영업하는데 대리점에서 초기 데이터를 충실하게 작성하지 않아 이를 토대로 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따라서 초기에 표준에 맞게 데이터를 정확하게 입력, 수집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꾸준히 데이터를 관리 정제하려는 노력이다.

 김인현 투이컨설팅 사장은 “같은 데이터가 어제는 맞았지만 내일은 틀릴 수 있다”며 “데이터 오류는 내버려둘수록 늘어나는 특성을 가진다”고 말했다. 따라서 데이터 관리는 한번 했다고 해결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데이터 관리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와 함께 데이터 품질관리를 위해 기업별로 데이터 품질관리 전담인력을 구성하는 등 품질관리에 적극 나서는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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