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삼성전자가 전세계 평판TV 시장의 가늠자인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시장을 평정했다. 특히 PDP TV 시장에서 그동안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파나소닉과 박빙의 선두 다툼을 벌이며 LCD TV와 더불어 양대 평판 TV 시장을 조만간 석권할 것으로 보인다. 한층 더 공격적인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최근 북미 TV 시장은 가히 전쟁터를 연상시키는 가운데,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메이커들의 1분기 성적표가 좋았던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북미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NPD에 따르면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판매량 기준으로 지난 1분기 현지 평판 TV 시장 점유율 1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6.6%의 점유율이 무려 2.4% 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2위인 필립스와의 격차도 7% 가까이 벌어졌다. 3위인 소니와는 7.1%, 4위인 샤프와는 10.7%나 차이를 내면서 멀찌감치 따돌렸다. 특히 지난해까지 북미 TV 시장 5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했던 LG전자도 지난 1분기에는 파나소닉을 제치고, 점유율 5.5%로 5위에 당당히 올랐다. 최근 LCD TV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PDP TV에만 치중하고 있는 파나소닉은 판매량 기준 6위로 밀려났다.
삼성전자는 또 올 들어 파나소닉이 아성을 구축하고 있는 북미 PDP TV에서도 1위를 넘보며 무서운 기세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판매량 기준 PDP TV 시장 점유율 24.2%로, 1위인 파나소닉과는 불과 2.5% 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좁혔다. 특히 지난달에는 파나소닉을 밀어내고 2주 연속 PDP TV 시장 1위에 올라서는 등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또한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미 지역 평판 TV 시장에서 메이저 업체들의 점유율 비중이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으나, 지난 1분기 들어서는 이른바 빅3의 점유율 확대가 두드러진 양상이다. 최근 경쟁을 넘어 전쟁에 가까운 가격·물량 공세가 펼쳐지면서 규모의 경제를 갖춘 대형 메이커들의 본격적인 세 확산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 한수연 책임연구원은 “1분기 북미 시장은 전세계 TV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좌표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올 한해동안 시장경쟁에서 살아남는 쪽은 성장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업체는 결국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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