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인들이 날로 다양해지고 늘어만 가는 영화 불법복제·유통 등을 통한 저작권침해행위에 대처하기 위해 뭉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영화제작가협회(회장 차승재) 주도로 국내 영화 제작사와 배급사, 수입 배급사, 직배사, 영화진흥위원회 등 영화인들이 대거 참여한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범 영화인 협의회(가칭)’를 결성, 이르면 다음달 초 출범식을 갖는다.
새로 결성되는 단체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에 가입된 제작사와 한국영화사협의회(가칭)에 소속된 국내 영화 배급사, 직배사, 유통사 등 약 90개사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는 이준동 제협 부회장이 유력시되고 있으며, 30일 회의를 갖고 단체의 성격과 활동 일정 등을 확정한 후 공식적인 연대 결성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협의회 결성은 그동안 국내에 공공연하게 만연해 온 DVD 불법복제 및 온라인 불법 다운로드에 적극적,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영화 업계가 본격적인 활동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화 업계가 공동 대응을 천명하고 나선 이상 불법 영화 콘텐츠를 제공했거나 업로드 장을 마련했던 P2P 및 웹하드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또 이 협의회가 저작권을 침해했거나 방조했다는 혐의로 관련 업체들을 고소할 경우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한바탕 소용돌이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준동 제협 부회장(나우필름 대표)은 “온라인 영화 콘텐츠 불법 복제로 부가시장은 현재 붕괴 위기에 처했고, 이는 곧 산업 전체의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며 “이제까지 불법복제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지만 저작권법 개정을 계기로 불법복제를 자행 또는 조장하는 이들에 대한 법적 책임까지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인 협의회는 초기 불법 영화 콘텐츠 업로드 및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여 불법복제 콘텐츠 사용에 대한 인식 전환을 꾀하고, 향후 저작권 침해행위가 줄어들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도 고려할 방침이다. 또 한국 영화를 내려받을 수 있는 유료 영화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어 네티즌들이 손쉽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디지털 콘텐츠에 접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영화진흥위원회는 불법 콘텐츠 사용 금지를 홍보하는 영상물을 제작, 6∼7월께부터 극장에서 영화 상영전에 방영토록 할 방침이다. 극장 뿐 아니라 DVD나 비디오 등에도 영상물을 삽입해 불법 콘텐츠의 위해성 등을 대대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현재 영화 시장에서 불법 콘텐츠에 따른 피해규모는 연간 최소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전체 영화 시장 규모가 1조원이라고 볼 때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영화 산업 전체를 살펴보면 온라인 다운로드가 활성화하기 시작한 지난 2000년부터 영화산업은 2001년 한해를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작년 한해만 하더라도 108편의 영화가 제작됐지만 수익을 낸 곳은 극소수이며, 산업 전체적으로는 약 10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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