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학산업단지 완공 100일 카운트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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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 연구개발(R&D) 시설과 생산기능을 연계해 부산을 부품소재산업의 메카로 이끌 부산과학산업단지가 완공 D-100일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오는 6월 말 완료되는 부산테크노파크 확장 이전 공사를 끝으로 모든 단지조성 사업은 마무리된다. 현재 공정률 90%를 넘겨 내부 경관공사가 한창인 부산과학산업단지에는 자동차와 조선기자재 등 견실한 200여개 중소기업과 해외 투자기업 그리고 테크노파크 등 R&D 중심의 각종 첨단 연구시설이 집적돼 부산은 물론 동남권 산업 활성화의 주춧돌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낙동강을 건너 부산 최서단인 강서구 끝자락 지사동에 자리잡은 부산과학산업단지는 진입로 방향을 제외한 전체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입주 예정기업 중 3분의 1 이상인 50여개 기업이 현재 공장을 돌리고 있지만 산골짜기에서 풍기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일반 산업단지보다는 연구단지에 가깝다는 느낌을 준다.

 깔끔하게 포장된 3차선 진입도로를 타고 입구에 들어서면 신규 아파트 단지에서 자주 눈에 띄던 빌딩 내부 인테리어 광고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이곳이 신규 산업단지임을 내보이는 듯하다. 실제로 곳곳에는 이제 막 공장 건립을 끝낸 기업들의 내부 도색과 치장 작업이 한창이다.

 ◇단지 형태는 두 갈래로 뻗은 사슴뿔 구조=총 60만평 규모의 단지는 입구를 중심으로 좌우로 길게 뻗은 사슴뿔 모양으로 생겼다. 중심에 테크노파크가 들어서고 좌우로 메카트로닉스와 신소재, 정밀화학, 정보통신 등 5개 업종의 기업과 외국인 전용 기업단지, 연구시설 등이 자리잡고 있다. 단지 입구 쪽에는 단지 지원시설과 아파트·학교·상업시설 등이 들어선다.

 함께 단지를 둘러본 도명석 테크노파크 기업지원팀장은 “아마도 연구개발을 위한 환경 면에서는 부산의 어떤 지역보다 전국을 통틀어서도 가장 우수할 것”이라며 “산을 배경으로 곳곳에 숲길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돼 있고 녹지 등 휴식 공간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단지 전체가 한눈에 내다보이는 중심부에 자리잡은 테크노파크는 6월 13일 준공을 목표로 POST-BI동, 시험생산동 등 총 6개 건물의 내부 인테리어 등 마감공사와 건물 외부 조경공사가 진행 중이다. 테크노파크는 6월과 7월에 걸쳐 현 엄궁동 본부 및 입주기업의 이전을 마치고 부산대 등에 산재해 있던 자동차부품혁신연구센터 등 산하 연구센터도 모두 이곳으로 집적화된다.

 ◇입주기업 만족도 높아=부지 공사가 마무리된 2005년부터 단지 내 기업의 공장 설립이 시작돼 지난해 5월 가동에 들어간 기업이 하나 둘씩 생겨나 총 118개 입주 예정기업 중 3월 28일 현재 52개 공장이 가동 중이다. 또 나머지 기업도 대부분 공장 건립에 착수해 기업 분양 용지에는 빈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가장 먼저 공장 가동에 들어간 기업 중 하나인 드림테크(대표 박일용)는 1600여평을 분양받아 생산시설을 2배 이상 확대했다. 김해에 있던 이 기업은 해마다 늘어나는 물량 주문 때문에 생산설비를 크게 늘려야 했지만 기존 공장부지로는 어려웠다고 한다. 박일용 사장은 “무엇보다 생산설비를 증축해 이전할 수 있는 규모의 용지를 분양 받을 수 있어 좋았다”며 “지난해 40억원의 매출에서 올해는 50억원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기뻐했다. 또 한 명의 사장은 “공장을 지을 땅이 없고 기존 산업단지의 땅값은 오를대로 올라 어떻게 할까 고민했는데 이곳에 입주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는 말로 만족스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입주기업의 개별적인 만족도와는 달리 당초 과학산업단지로의 조성 목표에 크게 미달한 부분도 적지 않다.

 ◇기대에 못미친 외국기업 유치와 R&D 시설은 여전히 숙제=부산과학산업단지 조성의 핵심 목표는 선진 외국기업 유치를 통한 첨단산업과 연구개발 기능을 수용해 R&D와 첨단 생산기능을 연계한 부품소재사업 집약지로 육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외국인 기업 전용단지에 입주가 확정된 기업은 단 6개 뿐이다. 또 첨단 연구시설 부지를 따로 마련해 분양했지만 D사의 ‘열교환기 성능 개선 및 신제품 R&D 시설’ 등 고작 3곳에 그쳐 R&D 기능은 구색 갖추기라는 지적도 있다.

 조영래 부산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입주 기업이 대부분 메카트로닉스에 집중돼 있는 반면에 신소재와 정보통신 등은 소수에 그치고 목재·가구·고무 등 첨단 산업과 거리가 먼 일반 제조업이 상당수”라며 “입주기업과 R&D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기존 제품 생산 및 수출 활동 외에도 신제품과 신기술 개발에 시너지를 발휘해야 과학산업단지라는 명칭에 어울리는 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열악한 교통상황도 완공 100일을 앞두고 시급히 개선돼야 할 문제로 나타났다. 현재 시내에서 단지를 잇는 유일한 대중 교통수단은 한 시간에 한 대꼴로 다니는 마을버스가 전부여서 입주기업 직원들은 날마다 출퇴근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정밀 제조업체 바로 옆에 육중한 진동과 소음이 발생하는 프레스 가공업체가 들어서서 서로 마찰이 생기게 된 점 등 섬세한 부지 배정도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산테크노파크 모든 부대시설 7월말까지 이전

 부산과학산업단지 완공과 함께 부산테크노파크의 지사동 시대가 열린다.

 부산테크노파크(원장 전진)는 총 435억원이 투입된 ‘테크노파크 확장 조성사업’ 중 주요 건물이 완공되는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본부시설과 연구소, 센터 등 모든 부대 시설을 7월 말까지 이전 완료할 계획이다.

 확장 이전하는 부산테크노파크의 내외부 시설 및 R&D 장비는 면면이 국내 최고다. 기존 기계부품소재기술지원센터와 자동차부품기술지원센터를 통합한 부품소재기술연구소가 4000평 규모로 신설돼 기계부품과 자동차부품의 유기적인 산학공동연구 및 기술개발을 중점 지원하는 등 부품소재산업 메카로 우뚝 서게 될 전망이다.

 또 디지털생산기술혁신센터는 파일럿플랜트 및 e매뉴팩처링 관련 R&D 장비를 구축해 정밀성형가공기술과 e매뉴팩처링 허브 구축을 책임진다. 1500평 규모의 하이테크부품소재연구지원센터는 21세기 지역 맞춤형 부품소재 산업의 원천기술 개발 및 인프라 지원 역할을 맡는다. 본부 시설도 이전과 함께 4000평으로 확장된다. 테크노파크는 POST-BI동 2500평과 시험생산동 1500평 등 총 4500평을 지역 기업에 임대해 지원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내년에는 수출입 상담과 해외 연구인력 교류, 국제 세미나 등을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8000평 규모의 비즈니스센터가 착공된다. 또 400평 규모로 첨단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스마트 빌딩 건립도 예정돼 있다.

 부산과학산업단지는 기업체 공장 중심의 일반 산업단지와 다르다. 기업이 지닌 생산력에 첨단 R&D기능을 접목해 차별화된 과학산업단지를 지향한다. 바로 R&D와 기업지원의 중심인 테크노파크가 함께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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