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의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플렉서블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말그대로 종이처럼 휘거나 둘둘 말아 보관했다가 필요할때 펴 볼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20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에서 신문을 보는 장면에 등장하기도 했다.
플렉서블디스플레이는 우선 e북·휴대폰 등 영역에서 올해 부분적인 상용화가 기대되고 있다. 오는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3∼9인치급 LCD와 OLED기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휴대폰과 10인치급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의 등장이 점쳐진다. 플렉서블디스플레이가 기존 노트북·모니터·TV의 개념을 완전히 파괴한 새로운 가전·정보 기기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10년 약 2억8000만달러에서 2017년 100억달러를 웃도는 시장규모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플렉서블디스플레이의 탄생에 첨단 정보사회의 새 견인차로 올라선 탄소나노튜브(CNT) 등 나노기술이 산파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플렉서블디스플레이는 유리가 사용된 기존 디스플레이와 달리 나노기술을 접목, 높은 광투과율을 실현한 플라스틱이나 포일(Foil) 등을 기판소재로 채용한다. 또 박막트랜지스터(TFT) 등 구동부를 휠 수 있는 유기화합물(OTFT)도 필요하다.
전세계 디스플레이 산업과 연구계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이미 유럽 플라스틱로직·폴리머비전 등이 상용화를 추진중이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과 연구진들이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연구개발로 시장 개화에 적극 대비중이다.
최근 일본에서 열린 국제 전시회에서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디스플레이 분야 차기 이슈 중 하나로 강조한 것도 플렉서블디스플레이. 이와 관련해 삼성은 CNT 백라이트유닛(BLU)을 적용한 6인치 LCD 프로토타입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김상식 교수 연구팀은 세계 처음으로 무기물 반도체 나노입자를 이용한 ‘플렉서블 박막트랜지스터(TFT)’ 제작기술을 개발, 주목받았다. 이 기술은 용액상태의 무기물 나노입자를 이용해 트랜지스터 활성층 형성 온도를 150℃로 낮춰 플라스틱 기판 위에 플렉서블 박막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으로 e페이퍼·스마트카드 등에 응용이 기대된다.
또 지난해 하반기 탑나노시스는 기존의 인듐주석산화물(ITO) 전극을 대체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패널용 대면적 CNT투명전극 필름을 개발, 모바일 기기를 시작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까지 조준하고 나섰다.
장진 경희대정보디스플레이학과 교수는 “플렉서블디스플레이와 나노기술의 결합은 필수적”이라며 “올해 전기용동디스플레이(EPD) 휴대폰, e페이퍼 등 분야에서 부분적인 상용화 내지 시제품 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