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디스플레이, 우뇌를 자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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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전시회에 가면 작품 하나하나에서 전달되는 작가의 감성 세계를 느낄 수 있다. 지난 연말 예술의 전당을 찾아 모네·마네·고흐·피카소의 작품들을 감상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들 작품은 다채로운 색의 표현으로 작가의 독특한 감성의 세계를 전달하고 있었다. 또한 덕수궁 미술관에서 본 장 뒤뷔페의 우를루프 정원전은 개별 작품이 표현하는 감성이 모여 작가 정신 세계의 변화를 다채롭게 그려내고 있었다. 이렇듯 회화를 비롯한 예술 작품들은 그동안 인간 내면에 내재한 감성을 표현하는 대표적 매체로 인식돼 왔다.

 한편, 최근에는 예술 공간에 국한돼 온 감성 세계가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달로 거리를 비롯한 열린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다양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일본 출장길에서 본 한 레스토랑에서는 기존의 평범한 간판 대신 LCD를 이용한 디지털 간판으로 주요 메뉴를 군침이 돌 만큼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었다. 그리고 레스토랑을 다녀간 유명인들을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소개, 행인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건물 전체를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만들어 다채로운 영상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옥외 광고 디스플레이에서 디지털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디스플레이는 이미 우리 삶 가까이에서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창(윈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은 현대미술과 전시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현대미술과 테크놀로지의 예술적 가능성을 접목시킨 미디어아트는 기존의 캔버스를 대체하며 ‘움직이는 전자회화’라는 애칭으로 현대 미술계에 조용한 붐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는 19인치 LCD 모니터를 활용해 문자와 숫자, 디지털 영상이 만들어내는 디지털 책 전시회가 열렸고, 최근 영국과 프랑스 박물관에서는 40인치 LCD TV를 활용해 디지털 영상으로 소장품을 소개하고 있다. 또 명화의 감성을 그대로 전달하는 디지털 액자의 개발로 일반 가정에서도 여러 편의 명화를 소장해 디지털 미술관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디스플레이는 모니터나 TV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게 인식돼 왔다. 특히 대화면 박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영상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또한 액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으로 세밀한 초정밀, 고밀도의 영상표시가 가능하게 돼 훨씬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운 표현이 가능해져 회화의 섬세한 붓 터치와 풍부한 자연색까지도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기술 진화를 통해 현재 디스플레이는 단지 TV나 모니터 화면으로 사용되는 하드웨어적인 딱딱한 기술의 차원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성의 세계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매체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감성의 세계가 가능해지기까지는 디스플레이 구현 기술과 개발에서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 기술적으로는 디스플레이가 어떠한 장소에서든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도록 더욱 가벼워져야 하고, 강도 문제도 해결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디스플레이 주변을 보강하는 부품, 디스플레이 자체의 내구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술 또한 필요하다. 장시간 사용을 위해 소비 전력을 어떻게 낮출 수 있을 것인지 고민과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기술의 진화와 더불어 창조와 혁신의 정신을 빼놓을 수가 없다. 작은 흑백 디스플레이가 대화면의 풀HD에 이르기까지 진화한 이면에는 끊임없는 혁신의 정신이 있었다. 디스플레이가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감성의 매개체로 더욱 진화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에의 투자와 새로운 방식에 대한 도전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상완 삼성전자 사장 swlee@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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