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공급망관리(SCM) 업체인 i2테크놀로지스의 형원준 지사장은 올해 1월 동북아 지역 총괄 사장으로 임명됐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대만·홍콩 등 동북아 지역에 대한 영업·인사·재무 등 모든 권한을 갖는 요직이다. 아시아에서는 총괄 사장에 이어 두 번째, 본사로 쳐도 상당히 높은 자리에 오른 셈이다.
이러한 사례는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2003년 후지쯔 글로벌 판매추진부문 부본부장으로 본사 역사상 첫 외국인이자 한국인 출신으로 기록된 안경수 한국후지쯔 회장(본사 경영집행역)이 대표적. 본사의 개혁 흐름과 함께 발탁된 안 경영집행역은 현재 아시아 11개국 영업을 총괄하면서 IT코리아 맨파워를 제대로 보이고 있다.
강성욱 컴팩코리아 전 사장도 2002년 시스코시스템스 아·태지역 세일즈오퍼레이션그룹 부사장에 임명된 후 2005년 북아시아 지역 총괄 부사장으로 다시 한번 도약했다. 스위치 전문기업인 익스트림네트워크 본사 박희범 부사장도 지사장 6년간 실적을 인정받아 지난 2005년부터 한국과 중국·대만·싱가포르·호주·인도 등 아·태지역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2005년 동남아시아 지역 총괄에 오른 이기봉 한국HP 부사장이나 2005년부터 인포매티카 본사 부사장으로 한국을 비롯한 중국 등 아시아지역 전체를 총괄하고 있는 강병제 전 한국오라클 사장 모두 한국이 배출한 글로벌 IT맨에 꼽힌다.
임원에서부터 직원에 이르기까지 아·태지역 업무를 맡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박재희 한국EMC 이사가 아·태지역 마케팅 임원(디렉터)으로 발탁됐으며, 하완수 BEA시스템즈코리아 협력사담당 상무도 현재 아·태지역 세일즈 매니저로 자리를 옮겼다. BEA시스템즈코리아의 임원(매니저)급에서 아·태지역으로 자리를 옮긴 이는 하 상무가 처음이다.
지사도 전략적으로 직원들의 아태지역 근무를 장려한다. SAP코리아는 현재 임원을 포함해 7∼8명의 직원이 싱가포르 아·태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 지사에 대한 위상을 글로벌 차원에서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한의녕 SAP코리아 사장은 “한국인이 아·태지역 혹은 본사에 많이 발령받는다는 것은 한국 시장에 대한 다양한 관심과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면서 “한국 지사나 개인 차원에서 모두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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