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대 유기겔클러스터사업단(단장 류원석)은 과학기술부로부터 지난 2004년 8월 지역 R&D클러스터 구축사업의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오는 2013년까지 9년간 27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 순수 R&D중심 연구기관이다.
이 사업에는 영남대를 주관대학으로 포스텍, 금오공대, 경일대, KAIST, 등 9개 대학과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 한국섬유기계연구소, 차세대바이오환경기술연구센터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 코오롱, 새한, LG마이크론을 포함한 대기업과 벤처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융합형 첨단 유기겔 신소재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겔(Gel)은 투명성과 산소투과성, 적절한 부착력, 습윤성, 유연성 등의 특성을 갖고 있어 이를 산업적으로 응용할 경우 획기적인 신제품 개발이 가능하다. 가령 폴리에스테르와 같이 액체에서 섬유를 뽑아내는 일반방사보다 액체에서 겔 상태로 바꾼 뒤 섬유를 생산하는 겔 방사 공법을 사용할 경우 강철보다 수 십배 강한 최첨단 섬유를 생산할 수 있다.
영남대 유기겔 연구는 섬유분야에서 출발했다. 지난 2002년 류원석 교수가 ‘초고성능 폴리비닐알코올(PVA) 재료 및 응용기술개발(5년간 사업비 200억 원)사업’의 총괄센터로 지정되면서부터이다.
PVA는 초고강도, 내산소투과성 등 극한재료의 특성과 동시에 수용성, 생체적 합성이라는 환경친화적인 특성을 갖고 있어 산업활용도가 뛰어난 소재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가공을 거친 고가의 PVA제품은 일본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었다.
이번 유기겔 연구를 통해 초고성능 PVA 원료 및 섬유, 필름의 원천 제조기술을 확보할 경우 TFT-LCD의 핵심부품인 편광필름과 초고성능 타이어코드, 석면 및 철근콘크리트 대체 섬유 등에 활용돼 오는 2010년쯤에는 연간 30억 달러의 수입대체효과가 기대된다.
사업단은 앞으로 겔 형성성 고분자 및 겔 재료제조, 의료용 겔 신소재 개발, 정보통신용 겔 신소재 개발, 친환경성 겔 신소재 개발 등 4개 세부과제를 추진중이다.
특히 의료용 겔 신소재 개발분야에서 추진중인 유기겔 항암 색전제와 인공척추 및 인공관절 신소재개발과제는 미국 MIT 및 존스홉킨스대학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이다.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아 암을 제거하는 색전술의 경우 말랑말랑한 유기겔을 소재로 활용하면 단 한 번의 수술로 완벽하게 암세포 혈관을 막을 수 있다.
사업단은 또 지난해 말 텍스테크와 공동으로 세계 최초로 ‘폐부직포를 재활용한 LCD용 PVA 필름제조’에 성공하고, 필름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산업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고, 국내 PVA필름 시장에서 연간 1000억 원의 수입대체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류원석 교수는 “9년의 사업기간 중 3년마다 2, 3개의 구체적 산업화 아이템을 완성시킬 계획”이라며 “유기겔은 일상생활에서 의료용, 친환경 산업섬유 등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한 미래형 신소재”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