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다음달 한국 게임시장에 직접 참여한다.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대표 손태장)는 21일 자사 홈페이지 공지와 오사카증시 헤라클레스 공시를 통해 내달 7일 한국에 자본금 3억원 규모의 100% 지분 법인 겅호코리아(대표 박수홍)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소프트뱅크는 지난 2005년 계열 투자법인인 EZER를 통해 그라비티를 인수한데 이어, 게임자회사의 법인을 한국에서 직접 운영하며 한국 게임시장에 대한 전방위 공략에 나서게 됐다.
겅호코리아는 이미 일본에서 상용화됐거나 판권을 확보하고 있는 ‘에밀크로니클 온라인’ ‘북두의권 온라인’ ‘그란디아 온라인’ 등 여러 일본산 온라인게임으로 한국시장 공략에도 파상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그 동안 줄곧 겅호온라인과 그라비티의 합병을 추진해 온 소프트뱅크가 이번에 겅호코리아 설립을 결정함에 따라 지분맞교환(스왑) 등을 활용한 한국내 2개 법인의 합병 수준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어 향배가 주목된다.
그라비티가 개발한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의 수익에 절대 의존하고 있는 겅호온라인으로서는 현재처럼 수익을 반등분하는 것 보다는 겅호코리아와의 합병을 통해 연결 매출·수익으로 잡아, 재무구조를 훨씬 안정적으로 개선시키는 것을 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일 증시 감독당국에 제출한 실적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68억2500만엔으로 전년대비 20.3%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반면 그라비티는 지난해 상반기말 현재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27%이상 감소한 상태다.
업계 한 전문가는 “그라비티에서 개발중인 ‘라그나로크2’ ‘레퀴엠’ ‘보디첵(가칭)’ 등의 한국 및 글로벌 서비스를 겅호온라인이 관할하는 수순을 밟을 공산이 크다”며 “중장기적으로 겅호온라인은 글로벌 서비스·배급 전반을, 그라비티는 개발스튜디오 역할을 담당하며 몸뚱이를 합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프트뱅크 그룹 전체 그림상에선 성장중인 겅호온라인에 그라비티를 복속시키고, 궁극적으로 나스닥 상장까지 철회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로 설정돼 있는 셈이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 21일 그라비티측은 “일체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비공개 입장을 고수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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