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준 <휘닉스피디이 사장>
비정규직 법안 시행과 이를 둘러싼 노사 간 대결, 총체적 경기침체와 성과급 배분 문제 등 노사 대립을 예고하는 첨예한 사안이 정해년(丁亥年) 들어서도 여전한 화두로 자리잡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노사현실은 화해와 협력을 지향하기보다는 여전히 권위주의적 통제와 집단 이기주의 등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상호 대립적인 노사관계는 그동안 우리나라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해왔다.
하지만 국경의 구분이 모호해진 지구촌시대가 도래하면서 전 세계를 무대로 한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세계 초일류가 돼야만 하는 국내 기업에 ‘노사 화합’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 지식기반의 정보화 사회를 맞아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참여와 협력을 실천하고, 자율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미래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노사공동체를 형성하려는 기업들이 합리적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극한 대립의 위기를 함께 넘기며 노사상생의 새로운 관계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기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펀(fun) 경영’이 기업정책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펀 경영을 통해 직원 감동은 물론이고 노사화합까지 이끌어냄으로써 장수기업의 꿈도 함께 실현하겠다는 전략일 것이다.
기업을 구성하는 직원들 스스로가 자신이 다니는 직장이야말로 ‘살맛 나는 일터’라고 느낄 때 기업도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 또한 ‘즐거운 일터’야말로 논쟁과 열정, 공감과 상상력이 공존하는 진정으로 살맛 나는 놀이터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국내기업은 물론이고 많은 글로벌 기업이 장수기업의 첫걸음으로 노사화합을 꼽는다. 그리고 노사협력을 바탕으로 작업 환경 개선, 복지수준 향상 등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노동부에서는 매년 ‘노사문화 대상’이라는 큰 행사를 열어 노사화합 모범기업을 선정, 표창함과 동시에 금융·행정상의 각종 혜택을 부여하며 독려하고 있다.
나도 지방 중소기업을 이끄는 대표로서 노사가 함께 뜻을 모으고, 한 몸이 될 수 있는 방책이 있다면 열 일 제쳐 두고라도 얻고 싶은 게 사실이다.
다행히 우리 회사는 합리적인 노사관계 유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2005년 노사문화 우수기업 선정’에 이어 ‘2006년 노사문화 대상 대통령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2001년 무분규 사업장 선언 이후 3연속 임금 협상 무교섭 타결에 성공한 데 이어 세 차례에 걸친 우리사주 배분과 경영성과금제, 생산격려금제 등으로 노사가 하나되는 등 직원 개개인이 신바람 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는 힘의 논리로 ‘제 몫 챙기기’에 급급하지 않고 공동체의 상생 파트너임을 인식하며 불신의 노사관계를 과감하게 탈피한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수직적 개념의 노사관계 대신 수평적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노사가 자발적인 파트너십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신(新) 노사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노사화합을 완성하는 길이라는 생각이다.
노사 양측 모두가 과거의 낡은 의식이나 관행을 벗어 던지고 노사 관계의 선진화를 위해 노력한 뒤 이를 기업 경쟁력과 삶의 질 제고로 이어갈 때 21세기 초일류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결국 장수기업의 해법은 노사화합이 아닐까.
hjlee@pd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