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우와 플라멩코, 정열의 나라 스페인에서 전 세계 정보통신 분야의 흐름을 한눈에 들여다 보는 ‘4GSM 세계 회의 2007’ 행사가 12일(이한 현지 시간) 개막됐다. GSM 기술 분야 국제협력 기구인 GSM협회에서 주관하는 3GSM 세계회의는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최대 규모의 GSM 관련 국제회의 겸 전시회다. 전시장에는 휴대폰 기반 오락 및 콘텐츠를 망라한 별도의 부스가 마련됐으며 각종 출품된 휴대폰과 모바일 선비스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돼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어 모았다.
“치세를 바꾸는데 1년이면 충분하고 3년이면 늦다.”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이 내놓은 첫 일성이다. 최사장은 11일(현지시각)‘3GSM 월드 콩그레스’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태종 이세민의 즉위 일성을 인용해 “1년 안에 2∼3배의 성장을 가져올 해답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애니콜 신화를 만들어낸 기술과 브랜드를 그대로 이어받은 만큼 기존의 프리미엄 전략을 이어나가면서도 고객과 시장을 세분화해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2∼3배면 노키아를 겨냥한 것으로, ‘보르도 신화’가 다시 쓰여질지 기대를 모았다.
- 제 2의 애니콜 신화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것인가.
▲85년 64kb D램 영업을 맡아 스페인에 첫 출장을 왔었다. 98년 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은 뒤 첫 세일즈 회의도 프랑크푸르트에서 했다. 새삼 옛 생각이 나는데 당시 첫 회의에서 2∼3배의 공격적 목표를 설정했다. 누구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의 반도체와 TV·모니터 신화를) 이뤄냈지 않은가. 휴대폰사업은 이미 1만여명의 개발인력과 300여명의 디자인 인력을 갖췄다. 훌륭한 자산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더 빠를 것이라 본다. 고객과 시장을 보다 민감하게 파악하면 새로운 수요가 보일 것이다. 노키아를 보라. 삼성전자 보다 2배 이상을 팔지 않나. 전인미답의 길도 아니다.
-저가폰을 만들겠다는 것인가.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신흥시장에 대응할 방법을 찾겠다. 한국 제품으로 불모지나 다름없던 프리미엄 브랜드를 처음 개척한 것이 애니콜인데 그걸 왜 포기하나. 기술을 중시하면서 혁신적 제품을 만들겠다. 그러면서도 사업자별·국가별로 세분화된 요구에도 귀를 기울여 외연을 넓힐 잠재시장을 찾겠다. 사업자들의 느끼는 투자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제안하겠다. 프리미엄폰도 싸게 만들어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 TV 가격이 40∼50%씩 떨어졌어도 수천억원의 이익을 냈다. 원가절감은 내가 선수다. 혁신이 안될때 가격으로 간다. 저가폰은 마지막 답이다.
-와이브로 사업은 어떻게 되나.
▲통신산업은 선진국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대표적인 식민산업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가 네트워크를 수출한다. 와이브로를 비롯해 이제는 4G의 기술을 선도하면서 표준을 만들어내는 단계까지 왔다. 4G를 주도하고 무선인터넷 시대를 대비하려면 꼭 필요하다. HSDPA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속도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켜 주기 어렵다고 본다. 와이브로는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
-실적에 대해 안팎에서 걱정이 많은데.
▲1월 휴대폰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24% 성장했으며 영업이익률도 높아졌다. 사업자 물량은 한달 전 수주가 끝난다. 2∼3월에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1분기 출하량은 작년 4분기 대비 20% 이상 성장했고 수익도 나아졌다. 올해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1억30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하고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것이다.
특별취재팀=정지연·김태훈기자@전자신문,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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