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칙∼칙∼∼칙….’ RFID 칩 본딩기가 돌아가는 반복음이 귀청을 때린다. 부식방지를 위해 질소박스에 보관돼 있는 안테나 롤과 칩이 본딩기로 쉴새없이 빨려들어가고 있다. 인레이를 만드는 2대의 칩 본딩기와 1대의 라미네이션기가 설치돼 있었다. 순식간에 3000개의 RFID 태그가 만들어져 나온다. 이곳에서는 연간 1억장의 RFID 태그와 10만대의 리더를 생산한다. 국내 최대 규모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눈에 띈다. 갑자기 ‘직원들은 다 어디 갔지’라는 의문이 든다. 조용남 LS산전 RFID 생산팀장은 “설비투자 확대를 위해 최신 장비로 자동화 돼 있어 많은 직원이 필요 없다”며 “RFID 라인에는 불과 25명이 근무중”이라고 밝혔다.
조 팀장은 “최근 환경부의 폐기물관리에 필요한 RFID 태그 630만장을 공급했다”며 “인레이 생산부터 태그 완제품 제조까지의 생산공정 수율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태그 라인을 둘러보고, 바로 옆 RFID 리더 생산건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품질은 나의 강한 집념으로 시작된다’라는 플랜카드가 첫 눈에 들어온다. 한 대의 리더가 동시에 수많은 태그 내용을 동시에 읽는 ‘다중인식률 테스트’가 한 창이다. 생산라인이라기 보다는 연구개발(R&D)과 품질테스트(QC)센터가 적합할 정도다. 화물차에 탑재된 화물의 내용을 한 꺼번에 읽거나, 대형 할인마트의 카트에 실린 제품의 구매액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포스(POS)시스템 개발을 위한 실험이다.
외부의 전파를 차단하고 태그와 리더 성능을 검사하는 무전파실(RFID Shield Room)도 상당한 투자가 이뤄졌다고 귀뜸한다.
조용남 팀장은 “RFID 리더는 고객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최적화 시켜 생산하며, 고객은 수 시간안에 제품을 배달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그와 리더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 한 달에 한 번오는 가정의 날을 맞아 직원들이 퇴근하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LS산전은 올해 50억원 이상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LS산전은 전년대비 4배 이상의 RFID 매출액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 빅3로 도약하려는 작은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 지 자문하면서 서울로 향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