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 기자의 피츠버그 통신]학교는 실전형 인재 키우고 업계는 전방위지원

정진영 기자의 피츠버그 통신

Photo Image
미국 록스타 샌디에이고의 앨런 와서맨 총괄 디렉터(오른쪽)가 카네기멜론대학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석사 과정 학생들에게 게임 디렉터가 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전자신문은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IT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정진영 기자의 피츠버그 통신’ 코너를 신설합니다. 매주 월요일 게재될 이 코너에서는 미국 피츠버그의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본지 정진영 기자가 게임·애니메이션·미디어 등 콘텐츠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현지 IT 동향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미국 IT 산업 경쟁력의 원천은 학교와 산업계의 긴밀한 협력이다. 학교는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실전에 당장 투입 가능한 인재를 키워내고 산업계는 학교의 노력을 배후 지원한다. 삐딱하게 보자면 학교가 마치 직업양성소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가능하지만 학생들이 원하고 전체 산업도 발전하는 구조라면 결코 나쁘지 않다. 지난 5일부터 열흘동안 진행 중인 카네기멜론대학의 서해안 지역(west coast)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업계 견학 프로그램은 끈끈한 산학 협력의 끈을 잘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은 잠재적 구직자인 학생들에게 산업을 이해시키고, 나아가 실질적인 인턴십 기회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이번에 방문할 업체는 일렉트로닉아츠·록스타게임스·드림웍스·픽사 등 10여 곳. 어느 한 곳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대표 업체다.

샌디에이고 도착 첫 날, 에버 퀘스트로 유명한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와 그랜드 테프트 오토(GTA)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록스타게임스를 방문했다. 일단 사진촬영 금지 공지와 비밀유지계약서(NDA) 사인 요구에 놀랐지만 나를 정말로 놀라게 한 것은 방문단을 맞이하는 그들의 태도였다. 그들은 이미 우리를 단순 견학단이 아니라 조만간 그들과 함께 일할 잠재적 동료로 대했다.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에서는 수석 프로그래머와 리드 게임 디자이너, 아트 디렉터 등 각 분야의 대표자들이 차례로 나와 개별 학생들의 궁금증을 풀어줬으며 록스타게임스는 아예 각자의 관심 분야에 따라 방문단을 여러 그룹으로 나눈 후 담당자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도록 배려했다. 두 회사 모두 어떻게 하면 관련 업계에 취직할 수 있는지 차근차근 설명했고 이력서 작성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챙겼다. 이는 그들이 배려하는 만큼 학교에서 우수한 인재들을 키워낼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록스타 샌디에이고의 앨런 와서맨 총괄 디렉터는 “오늘 행사는 단순한 견학이 아니라 새로운 산학협력 관계의 출발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학들도 강의실에서만 끝나는 수업에서 탈피해 관련 업계가 필요로하는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설 때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