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과 2006년(10월 말 기준) 코스닥 상장사 중 벤처캐피털 자금을 유치한 기업이 전체의 70%(2005년 70%, 2006년 68.3% 자료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육박한다. 이는 2001·2002년에 비해서는 20%p 이상 늘어난 것. 그래서 이들의 자금에 관심이 깊은 벤처기업이 많다. 특히 상장을 준비하는 업체라면 더하다. 그렇다면, 올해 벤처캐피털업체들은 어떤 투자계획이 있을까?
일단 이들로부터 자금유치를 희망하는 벤처입장에서는 희소식이 될 듯싶다. 지난해보다 자금이 비교적 큰 폭 늘어날 예정이다. 투자처는 휴대폰·디스플레이 등을 잇는 차기 유망 분야가 떠오르지 않아서인지 다소 산만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벤처 입장에서는 자금 확보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투자규모, 작년보다 25% 이상 확대=본지가 최근 국내 주요 벤처캐피털업체를 조사한 결과 올해 투자규모는 지난해보다 26%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KTB네트워크는 2005년(682억원)과 2006년(772억원)에 비해 200억원 이상 늘어난 1000억원을 잡았다. 이 회사는 벤처투자 이외에 ‘바이아웃(기업 인수 후 매각)’과 ‘기업구조조정(CRC)’분야에도 5000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을 방침이다. 최근 수년간 벤처펀드를 대거 결성한 스틱IT투자도 올해 작년보다 두배 가량 많은 2000억원을 벤처와 바이아웃 등에 집행한다.
지난해 벤처와 CRC 분야에 각각 1300억원과 968억원을 투자한 한국기술투자와 국민창투는 올해 투자계획을 확정짓지는 못했지만 투자규모는 확대키로 했다. 특히 국민창투는 작년대비 50% 가량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올해 벤처투자만 500억원의 목표를 수립, 역시 지난해(421억원)보다 늘려 잡았다. 이밖에 LG벤처투자·우리기술투자·한국IT벤처투자·프리미어벤처파트너스 등도 작년대비 20%에서 많게는 80% 높게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처, 제각각=최근 1∼2년간 벤처캐피털업체의 가장 큰 고민은 ‘자금은 있지만 쏠 곳(투자처)이 없다’는 것이었다. 올해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지만, 나름대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조민호 스틱IT 상무는 “하드웨어 분야는 세트업(성숙단계)이 끝났다고 할 수 있다”며 “소프트웨어·콘텐츠, 바이오 등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지영 국민창투 이사는 “투자처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로봇 등 새로운 분야 그리고 비IT분야에서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프리미어벤처파트너스는 각각 ‘헬스케어’분야에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정성인 프리미어 대표는 “미국에서도 헬스케어 시장이 소프트웨어 다음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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