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현미경` 기술 선진국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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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서울대 김대식 교수팀이 개발한 나노편광판(벡터장) 현미경 구현원리

현미경이 미생물학 발전의 계기가 되었듯이 나노기술과 산업 발전에도 나노를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이 필수적이다.

 나노를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을 어느 나라가 먼저 가지느냐에 따라 나노기술과 산업의 헤게모니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각국이 현대 물리학에 없어서는 안될 거대한 방사성가속기 건립 경쟁을 하고 있는 이치와 마찬가지다.

 물체의 형상을 나노(10만분의 1)미터 수준에서 측정·분석·제어할 수 있는 현미경은 지난 86년 처음 등장했다. 원자현미경이 그것이다. 원자현미경(SPM:Scanning Probe Microscope)은 아주 작은 탐침을 시료 표면에 접근시키고 시료와 탐침 양쪽에 전기를 걸어 양자역학적 터널링 현상으로 전류가 흐르는 특성을 이용해 각 부위의 높낮이, 물리적 특성 등을 나노미터 단위로 측정한다. 나노를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 분야에서 희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인 PSIA는 최근 미국 비코(Veeco) 등 해외 선도업체들과 어깨 겨루며 다크호스를 급부상하고 있다. PSIA의 박상일 사장은 원자력간현미경(AF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미국 스탠퍼드대 켈빈 퀘이트 교수의 연구실 출신으로 지난 97년 창업 이래 고성능 원자현미경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원자현미경은 탐침의 종류와 측정방식에 따라 크게 주사투사현미경(STM)과 원자력간현미경으로 나뉜다.

 PSIA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하버드대·매사추세츠대, 중국 칭화대 등 세계 20여개국 학교와 연구소에 300여대의 원자현미경을 공급했다. 특히 PSIA는 이달말 세계 최대 하드디스크 업체인 미국 시게이트에 차세대 원자현미경(XE시리즈) 납품을 앞두고 있어 원자현미경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박상일 사장은 “세계 원자현미경 시장은 현재 약 2000억원, 국내는 약 5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지만 향후 NT·BT·IT 분야의 성장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현미경 기술과 제품으로 나노 산업화의 첨병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현미경을 능가하는 새로운 개념의 현미경도 세계 최초로 국내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됐다. 나노편광판 현미경이 그것으로 빛의 세기와 방향을 나노 수준으로 측정할 수 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김대식 교수와 고려대 물리학과 박규환 교수는 현미경의 탐침 끝에 금속 나노입자를 붙이면 ‘나노편광판(nano-polarizer)’ 기능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응용한 현미경(벡터장 현미경) 개발에 성공했다.

 탐침 끝 나노입자가 산란시킨 빛을 편광판을 통해 촬영한 뒤 빛의 크기와 전기적 방향을 관찰하면 기존 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는 물질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어 향후 상용화되면 나노수준의 연구개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대 국양 연구처장은 “벡터장 현미경을 이용하면 예컨대 지금까지의 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던 바이러스의 존재를 밝혀내는 등 앞으로 생명공학·물리학·화학을 중심으로 한 과학기술 전반에 걸쳐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내용은 과학잡지 네이처가 내년 1월 첫 발행하는 광학분야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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