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과학자들이 코모도 왕도마뱀(코모도 드래건)의 처녀생식 사례 두 건을 확인,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영국 체스터 동물원의 암컷 코모도 플로라가 현재 8개의 알을 품고 있으며 크리스마스 무렵 새끼들이 알을 깨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알을 점검한 결과, 수정 과정이 없었고 플로라가 수컷들과 함께 있었던 적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수컷과 분리 사육돼 온 플로라는 당초 11개의 알을 낳았지만 이 중 3개가 죽어 유전자 검사가 가능했으며 새끼들의 유전자는 어미와 정확히 일치하진 않았지만 순전히 어미로부터 물려받은 것이었다.
이에 앞서 4월에도 런던 동물원의 암컷 코모도 순가이가 낳은 알에서 네 마리의 새끼가 태어났는데 이들 역시 유전자 검사에서 처녀 생식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뱀 물고기 칠면조 등 약 70종의 척추동물에서 처녀생식 사례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지만 이는 대단히 예외적이고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간주돼 왔다.
런던 동물학회의 리처드 깁슨 학예관은 “플로라와 순가이는 여러 해 동안 수컷과의 접촉이 없었기 때문에 처녀 생식으로 번식한 것”이라며 “도마뱀 암컷이 혼자 외딴 섬에 밀려 왔을 때 무성 생식 능력을 진화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처녀 생식으로 낳은 새끼는 모두 수컷이 되며 암컷은 이 수컷들과 유성생식으로 번식해 새로운 집단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코모도는 어른 수컷의 길이가 최고 3m, 몸무게가 90㎏까지 나가는데 현재 세계의 야생 개체 수는 4000마리 미만으로 인도네시아의 코모도와 플로레스, 린카 섬에 살고 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