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LG전자 LED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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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에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발광다이오드(LED) 엑스포의 한 컨퍼런스에서 LG전자기술원은 처음으로 ‘웨이퍼레벨패키지(WLP)’ 기술을 공개했다. 주위는 술렁이고 질문은 쏟아졌다. 반도체에 적용됐던 기술이 LED에 처음으로 접목돼 LED 패키징의 ‘퀀텀 점프(대 도약)’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서울 우면동에 있는 LG전자기술원의 ‘LED연구소’와 LG이노텍의 4년여에 걸친 합작품이다. 전자기술원 2층에 위치한 LED연구소는 LG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선정된 LED의 기술 개발 산실이다. 이곳에서는 약 40여명의 연구원이 청색LED로 돈방석에 오른 일본 니치아의 나카무라 오사무를 꿈꾸며 에피웨이퍼(LED 기판), 칩, 패키지 등 선행 기술개발에 한창이다.

이정수 연구위원은 “약 4년전 LG이노텍측에서 LED 패키지 기술에 실리콘 반도체에 응용되는 MEMS(마이크로머신) 기술을 접목하는 게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며 “이를 구체화한 것이 WLP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WLP는 기존 LED패키징에 사용되는 프레임틀이나 리드프레임을 없애고 실리콘 웨이퍼에 3차원의 미세한 홈을 내고 LED 칩을 넣어 패키징하는 기술이다. 기존 LED 패키징 방법이 모델 변경시 8주와 1억원의 비용이 드는 반면 이 기술은 마스크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2주만에 모델 변경이 가능하다. 또 정전기 방지를 위해 별도로 부착해야 했던 제너다이오드를 실리콘 웨이퍼상에 형성해 공정을 단순화하고 생산량도 기존 패키징 대비 5배 이상 높일 수 있다.

열 전도율이 높은 실리콘 웨이퍼를 사용하기 때문에 고출력 LED의 구조적인 문제점인 발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WLP를 개발하기 위해 LG전자기술원 소자재료연구소에서 합류한 송기창 책임 연구원은 “반도체와 달리 WLP는 마이크로머신 기술을 이용해 미세한 3차원의 홈을 파는 게 관건”이라며 “또한 빛의 발광효율을 높이기 위해 어떤 형태의 3차원 홈을 팔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특히 LED에 WLP를 적용하기 위해 기존 실리콘 반도체 공정을 LED 패키징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장비를 개조하는 것도 난관중에 하나였다. LED연구소의 김근호 책임은 “WLP패키징 개발을 마무리한 후 현실적으로 나타난 문제는 어떻게 표면실장이 가능하도록 납땜 부위를 구성하는 것”이라며 “이 문제 해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덧붙였다.

WLP 개발이 거의 끝났을 무렵, LG전자 MC사업본부에서 야심작인 ‘샤인폰’을 위한 휴대폰용 플래시 LED를 찾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조건은 두께가 기존 플래시용 LED보다 얇으면서도 밝아야 한다는 것. 까다로운 조건이었다.

LG이노텍에서 함께 이 제품을 개발해온 이광철 선임연구원은 “LG전자 MC사업본부에 WLP패키지를 적용한 제품을 제시했고 평가결과 우리 제품이 선정됐다”며 “바로 양산준비에 들어가 지난 9월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양산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LED칩이 실리콘웨이퍼상에 잘 부착되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이 문제는 특수레진을 사용해 해결했다. 이정수 연구위원은 “세계 최고 제품에는 세계 최고의 부품이 사용돼야 한다”며 “샤인폰 성공에 일조한 셈”이라고 자신했다.

WLP는 앞으로 TV용 LED BLU, 조명 분야 등으로 쓰임이 확대될 예정이다. 이 부분은 모든 LED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시장. WLP를 비롯한 비밀 병기를 갖고 이 시장에서 주역으로 부상하겠다는 것이 LG그룹의 목표다.

이 위원은 “일부에서는 LED업계가 니치아에서 청색 LED를 개발했던 나카무라 교수덕으로 먹고 살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며 “한국에서도 제 2의 나카무라가 나올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디슨이 발명한 필라멘트 전구가 세상에 빛을 밝혔듯이 이제는 LED가 어둠을 걷어낼 날이 다가오고 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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