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이들이 부모님들과의 대화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은 아마 ‘세대차이’일 것이다. 살아온 시대가 다르기에 생각도 다르다는 것. 하지만 인식의 차이를 하나의 벽으로 느끼는 그들에게 한번 묻고 싶다. ‘한번이라도 그들과 진솔히 대화해봤나요?’다큐멘터리 영화 ‘디어 평양’은 아버지와 딸의 진솔한 대화로 시작한다. 감독은 일인칭 시점에서 아버지를 바라보는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 속에 녹였다. 북을 자신의 ‘조국’으로 선택하고 세 아들을 평양으로 보낸 아버지와 그의 신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딸, 그들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이념과 시간을 초월한 가족 간의 사랑을 그린 것이다. 나는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빠 셋의 귀여운 여동생으로 자랐다. 아버지는 15살에 고향인 제주도를 떠나 일본으로 오셨고 해방 후 정세에 따라 북한을 조국으로 선택하셨다. 어머니와 함께 조총련 생활을 하신 아버지는 청소년이 된 세 아들을 ‘조국’ 북한으로 보낸다. 오빠들이 북으로 간 후 어머니는 항시 분주하시다. 어린 조카가 난방이 안 되는 학교에서 동상을 입었다는 이야기를 접하신 후 그때그때 필요한 물자를 북에 보내시기 때문이다. 오빠들과는 달리 나는 자유롭게 성장했다. 자연히 아버지와의 갈등은 깊어갔고, 나중엔 대화조차 서로 하지 않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아버지의 인생을 카메라에 담아 볼 것을 결심한다. 10년간의 촬영 렌즈를 통해 아버지를 지켜보며 미움은 그리움으로, 갈등은 사랑으로 변해갔다. 어느 날 나는 아버지에게 “오빠를 북으로 보낸 게 후회 되냐”고 뜬금없이 질문을 했다. 아버지의 솔직한 대답을 통해 우리 사이의 앙금은 조금씩 치유돼 갔다. 하지만 곧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나는 아버지와 왜 더 일찍 이런 대화를 하지 못했는지 후회하게 된다. ●감독 : 양영희 ●장르 : 다큐멘터리 ●등급 : 12세 관람가 ●개봉 : 11월 23일
안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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