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지난 15일 공식 인수하는 등 최근 전개된 기업 간 인수합병과 맞물려 IT아웃소싱(ITO) 사업권을 놓고 업체간 치열한 수주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IT서비스 업체는 ITO 사업권 확보 여부에 따라 기업 순위까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사업 수주경쟁 치열=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계약서에 도장을 찍음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의 IT서비스 업체 아시아나IDT와 대우정보시스템이 대우건설 ITO 사업권을 놓고 본격적인 대결을 펼친다.
특히 대우건설 ITO 단기 계약일이 오는 12월말께 종료될 예정이어서 대우정보시스템은 대우건설의 ITO사업권을 계속 유지하는 반면 아시아나 IDT는 사업권을 찾아오는 방안 수립이 한창이다. 아시아나IDT는 그룹사에 편입된 만큼 대우건설 측에 ITO서비스를 직접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 건이 이제 마무리 됨에 대우건설 측을 직접 방문, 늦어도 내년 1월까지 ITO 서비스 제공에 대해 양사가 단계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우정보시스템 한 관계자는 “고객사인 대우건설로부터 어떤 방침도 전달받지 않았다”며 “대우건설과 원칙적으로 2011년까지 장기계약을 체결한 상태여서 ITO 사업권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화그룹에 편입된 대한생명 ITO 사업권도 주목받고 있다. 대한생명은 현재 한화 S&C를 비롯한 여러 중소 IT서비스 업체로부터 ITO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하지만 그룹사가 대한생명과 한화증권·한화기술금융·신동아화재해상보험·한화투자신탁 등의 전산시스템을 통합하기로 함에 따라 대한생명은 단일 ITO 사업자 물색을 검토 중이며, 한화S&C·LG CNS·한국IBM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화 S&C는 그룹 관계사인 만큼 대한생명 ITO 사업 전체를 원하고 있으나 지원 여력 부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LG CNS가 최근 대한생명의 ITO방법론 프로젝트를 수행해 ITO 사업 수주 가시권에 첫발을 내딛는 등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위상 강화 기회=대우건설과 대한생명 ITO 사업 수주 여부에 따라 IT서비스 업체는 지옥과 천당을 오가게 될 전망이다. 기업 매출과 위상에 미치는 파급력이 쓰나미급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대우건설의 ITO를 경쟁 업체에 내주게 되면 고객사 중 3번째로 큰 규모의 고객사를 잃게 된다. 특히 GM대우에 ITO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계약 종료인 2008년 이후를 장담할 수 없어, 대우건설 ITO 사업권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 IDT는 매출 2000억원대 반열에 손쉽게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지난해에 비해 50% 증가한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 대우건설 ITO사업을 확보하면 내년 2000억원대 매출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 2004년 매출 740억원을 감안하면 3년 만에 매출이 3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 된다.
대한생명 ITO 사업을 확보한 기업도 엄청난 매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한생명의 순수 IT 예산만 1000억원에 달해 한화 S&C가 사업권을 획득하게 된다면 IT 서비스 업체 4위 반열에 오르는 대 전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한화 S&C는 올해 17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IBM 등 다른 IT서비스 업체들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LG CNS는 업계 1위인 삼성SDS를 제치고 만년 2위 자리를 털어버릴 수 있는 변곡점에 설 수 있다.
이와 관련 LG CNS 한 관계자는 “그룹 ITO 물량이 아닌 비그룹 ITO 물량를 통해 1위에 등극하는 등 그룹내 위상이 한창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