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솔루션업체들이 선행(先行)개발에 운명을 걸었다.’
지난 8월 모바일 솔루션업체인 모빌탑은 KTF의 ‘IMS(IP멀티미디어서브시스템) 프레임워크 및 커뮤니케이터’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IMS는 KTF의 3세대 이동통신을 위한 네트워크플랫폼. 따라서 모빌탑은 올해 약 100억원을 시작으로 향후 3년간 약 650억원 가량을 투자할 KTF의 이 사업을 수주하면서 일약 비상하는 계기를 잡았다. 모빌탑의 이 사업수주에는 선행개발이란 비밀이 숨어있었다.
선행개발은 원청업체의 상품화를 미리 예상하고 제품을 미리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빌탑은 KTF가 IMS 개발에 나설 것을 예상하고 발주 6개월전에 관련 제품개발에 착수, 결국 입찰에서 결국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대다수 기업들도 6개월을 선행개발의 지표로 삼는다. 최근 선행개발은 모바일 솔루션업체 대다수가 도입해 시행할 만큼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예측이 생명=모바일 솔루션업체들은 이통사의 로드맵은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개발할 제품을 선정하는 것은 그리 어려움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입찰에서 탈락할 경우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대부분 회사는 선행개발팀을 이통사의 정보를 취합해 예측하는 상품기획팀과 함께 운영한다.
김윤수 네오엠텔 사장은 “이통사업자가 3개에 불과하므로 모바일 솔루션은 입찰시기와 품목을 예측할 수 있어 선행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상품기획팀과 선행연구개발조직이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에는 모바일 솔루션업체들이 선행개발된 제품을 이통사에 제안해 공동사업을 진행하기도 하는 등 선행개발이 이통사와 모바일솔루션업체간의 상생모델로 거듭나고 있다.
◇선행개발에 전력=지어소프트·모빌탑·아로마소프트·네오엠텔 등 대부분 모바일 솔루션업체들이 선행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조직 운영을 통해 사운을 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선행개발이 이뤄진 후 이미 운용되던 태스크포스를 해산하고 다시 성격에 따라 인력을 재투입해 구성하는 형태로 조직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처럼 모바일 솔루션업체는 개발인력의 상당한 부분을 선행개발에 투입,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선행개발에 회사의 운명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용규 지어소프트 사장은 “모바일 솔루션업체의 주 매출원인 이동통신사의 기술개발을 예측해 보통 상품화 예상시점보다 6개월 정도 앞서 태스크포스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찰에 유리한 자리 선점=모바일 솔루션업체들이 선행개발에 전력투구하는 입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솔루션업체들은 이통사의 입찰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이통사의 로드맵을 미리 파악하고 입찰이 있을 경우 ‘우리는 이만큼 준비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선행개발없이 원천기술력만을 믿고 섣불리 입찰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이통사의 지적이다.
SKT의 한 관계자는 “프리잰테이션때 입찰 품목을 잘 파악하고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일정 수준 개발력을 갖춘 업체에 가산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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