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냐, 플래시메모리냐’
‘시게이트냐, 삼성전자냐’
개인용 휴대저장장치 시장을 놓고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진영과 플래시메모리 진영 간 벌여왔던 해묵은 주도권 논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세계 HDD시장의 1위 업체인 시게이트가 1.8인치 초소형 HDD를 개발, 플래시메모리 진영의 아성으로 여겼던 모바일 및 가전시장 공략에 나선 것. 물론 1차적인 공략 대상은 이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먼저 진입한 도시바와 히타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HDD와 낸드플래시메모리를 양수겸장으로 휴대저장장치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겨냥한 것.
이 때문에 “2.5인치 이하는 낸드로 간다”고 주창했던 삼성전자가 경쟁제품을 내놓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양사는 ‘HDD가 비트당 원가가 훨씬 저렴하다’(시게이트), ‘휴대 시 안정성은 낸드가 탁월하다’(삼성전자)를 내세워 차세대 휴대저장장치의 주도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해왔다. 기술 개발 경쟁도 이어졌다. 시게이트는 테라바이트(TB)급 집적 기술력을 확보했고 삼성전자는 8Gb급 낸드플래시 양산에 나선 데 이어 32Gb급 양산도 준비중이다.
그러나 최근 양사의 새로운 기류가 감지됐다. 한국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포터블미디어플레이어(PMP)·MP3·디지털캠코더·내비게이터·지상파DMB 등이 그 주인공. 손바닥 만한 기기에 수십 기가바이트(Gb)에 이르는 영화와 음악·영상 등을 담을 수요가 급성장하는 게 바로 양사 전략 변화의 주인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게이트의 1.8인치 초소형 HDD 개발에 이은 세계 2위 업체 웨스턴디지털과 국내 1위 업체 삼성전자의 행보가 주목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은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주임연구원은 “소비자 요구가 대용량·고집적·저발열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향후 가장 큰 포인트는 용량(Gb)당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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