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 방통기구통합·경인TV파문 등으로 어수선

 방송위원회가 최근 통·방기구 통합과 ‘경인TV 파문’ 등으로 내부적으로 어수선하다. 통·방기구 통합은 사무처 직원들의 업무와 신분에 직접 연관된 문제인데다 경인TV 파문은 그 성격이나 내용이 검찰 쪽에 가까워, 전면에 나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창현 방송위원장은 1일 취임 후 첫 전체 조회를 갖고 본격적인 3기 방송위원장으로서 사무처 직원과의 대면식을 했다. 조 위원장의 취임식 이후 지방사무소 직원까지 참여한 첫 번째 자리다. 지난 31일 국감을 마치고 이제 조 위원장이 3기의 수장으로서 첫 직원 조회를 갖고 조직 추스리기에 나선 것이다. 전체조회는 앞으로 매월 1회씩 가질 예정이다.

방송위 사무처는 그러나 최근 통·방기구 통합안이 마련되는 등 조직의 변화 가능성에 내부적으로 안착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정통부와의 통합이 대세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민간인 신분인 방송위 직원들이 공무원이 되야 해 개인적인 고민이 크다.

방송위 한 직원은 “방송 독립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젠 산업과 진흥 측면을 거스를 수가 없어 방송위 직원이 통합기구에서 공무원 신분이 되는 상황도 피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막연하게 공무원이라 해도, 일반 공무원, 촉탁직 공무원 등 신분이 다를 뿐더러 방송위 임금체계와도 사뭇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직원들로선 드러내놓고 통합 반대를 거론할 수는 없지만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인TV 파문도 사무처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만드는 사안이다. 방송위는 경인TV를 가능한 이른 시일내 개국, 안착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담당 인·허가 기관일 뿐만 아니라, 옛 경인방송(iTV)에 대한 재허가 추천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난 31일 국감에서 경인TV 1대 주주인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에 대한 ‘미국 스파이설’이 불거지면서 복잡해졌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선 검찰처럼 ‘조사권’이 있어야 하지만 방송위에는 그런 권한이 없다. 결국 소관기관이면서도 한발 물러서서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할 입장이다. 방송위 최대 권한인 ‘지상파 허가추천’을 집행할수도, 그렇다고 취소할 수도 없는 어정쩡한 모습이다.

방송위 직원들은 국감 직후로 예정된 사무처의 직원 인사가 다소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 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외부에 의뢰해 조직진단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조직진단 후 사무처 조직 개편과 함께 대폭의 인사 이동이 예상된다. 인사를 뒤로 미룬 방송위가 통합기구나 경인TV 파문같은 외부의 영향에서 벗어나, 안정감을 하루 속히 찾을지 주목된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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