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소프트웨어(SW)가 한번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라 기업의 중요 자산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을 평가할 때 SW의 자산가치를 따지는가 하면, SW저작권 보호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SW를 기업의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바로 SW강국을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SW를 자산으로 인식하고 관리한다는 것은 SW 관리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이고 계약조건을 연구하고 구매, 또 사용 현황조사와 적절한 배포에 이르는 전 과정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저작권사는 물론 사용기업도 적지 않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가트너그룹은 SW의 라이프사이클 통합 관리로 SW 사용수명이 업계 평균 15∼25% 연장 가능하고, 자산 추적과 활용 적합성, 편리한 자원 감사로 라이선스 위험이 80∼90% 감소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또 관리되지 않는 윈도XP 데스크톱의 3년 총 소유경비가 5309달러며, 같은 데스크톱을 잘 관리했을 때 3335달러로 경비가 줄어든다는 실례도 내놓았다. 메타그룹 역시 효과적인 라이프사이클 자산 관리를 통해 25%의 SW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최근 SW자산관리 절차를 다루고, 그 결과를 명시한 ‘ISO 19770-1’을 발표해 SW 가치인식의 틀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SW저작권사의 이익을 보호하고 SW자산관리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다. SPC가 진행하는 사업이 많은데 이 가운데 SW자산관리 컨설팅서비스(SRC:Software Research & Consulting)는 기업들의 정품SW 사용 확대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 정품 사용에 대한 의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직원의 의식부족과 회사의 관리소홀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파악, 기업 환경에 맞는 정품 SW 사용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 바로 SW자산관리 컨설팅 서비스다.
SPC 측은 “단속에 대비한 일회성 SW삭제 방식은 한계가 있다”며 “효율적 SW자산관리는 생산성 향상과 함께 유·무형의 모든 비용을 절감, 기업의 경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SRC를 통해 체계적인 SW자산관리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경영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SW운영계획과 구매계획을 수립, 정품SW 사용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실제로 1000대에 이르는 PC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던 NHN은 SRC를 통해 연간 10%에 이르는 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때문에 지금까지 SRC를 받은 기업은 NHN, 야후코리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 39개 업체에 달한다.
특히 컨설팅서비스를 받은 업체들은 SPC와 저작권사로부터 ‘소프트웨어 정품사용 모범기업’ 공식 인증을 받는다. 이는 SPC가 정품 SW 사용 우수 기업(기관)을 발굴해 심사를 거쳐 SW 정품사용 우수기업(기관)으로 인증하는 제도다. 인증을 받은 업체는 100% 정품 사용은 물론 효율적인 정품 SW 사용 시스템이 구축됐음을 객관적으로 인정받는다. 이를 통해 기업은 ‘깨끗한 기업’ ‘정직한 기업’의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다.
최헌규 SPC 회장은 “정품 SW를 100% 사용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SW업계에 반가운 일”이라며 “향후 SPC는 불법SW 단속보다 모범 기업들을 발굴함으로써 정품 SW 사용자 문화를 적극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김규성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부회장
“SW 가치를 인식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불법복제 SW 사용률은 점차 낮아질 것입니다. SW 자산관리를 통해 국내 SW 산업의 가치까지 함께 높아지길 기대합니다.”
김규성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 부회장은 “SW는 기업 경쟁력을 위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어 이제 관리해야 할 때”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의 최근 자료를 인용하며 아직도 국내 SW불법복제율은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의 SW 불법복제율은 46%에 이르는데, 이는 일본 28%, 미국 21%의 2배 수준이며 세계 평균인 35%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 부회장은 “다행스럽게도 2004년과 같은 46%의 불법복제율을 보이고 있지만 피해액은 1억달러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절감효과는 SPC의 활동 덕분이기도 하다.
“SPC의 궁극적인 목표는 불법소프트웨어 단속이 아니라 기업이 소프트웨어를 자산으로 인식하게 하고 효과적인 관리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다.”
7년째 SPC의 상근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 부회장은 SPC가 불법SW 단속 단체로 매도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가 2005년을 ‘SW자산가치 인식의 해’로 선포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SW를 기업의 자산으로 인지시키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단속, 처벌의 규제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사회인식 변화를 제고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SPC는 현재 사용자의 의식 전환을 목표로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SW 사용환경 지원 △SW 개발환경 지원 △대국민 정품사용 캠페인 등이 이에 속한다.
김 부회장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SW를 자산으로 인식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SW자산관리의 효과로 △소프트웨어 보유 현황 파악 용이 △소프트웨어 관리와 운영지침 확립 △소프트웨어 수요 예측 및 TCO절감 효과 △소프트웨어 저작권 분쟁 탈피 등을 꼽았다.
“SPC는 SW 자산관리컨설팅, 정품사용 모범기업 발굴, SW자산관리사 양성 등 SW자산관리 전문 컨설팅 기관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이제 국내에서도 정품 SW 사용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는 SPC 위상을 찾도록 하겠다는 그의 각오다.
◆성공사례
◇월성원자력본부
경상북도 경주에 위치한 월성원자력본부는 국내 유일의 가압 중수로형 원자력발전소로 모두 4기의 중수로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
월성원자력발전소는 2002년부터 기업환경에 맞는 올바른 정품 사용 환경을 만들기 위해 소프트웨어 자산 관리 종합컨설팅 서비스인 SRC(Software Research and Consulting)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월성원자력본부의 정품 사용은 처음에는 단속을 피하기 위한 형식으로 출발했으나, IT 인프라에 플러스 알파를 추가하는 좋은 기회로 활용, 성과를 거두었다. 원자력본부는 전사적 차원에서 일관성있는 소프트웨어 관리 규정을 수립하고 내부 단속을 정례화하는 등 안정장치를 수립했다.
월성원자력본부가 새롭게 수립한 소프트웨어 자산 관리 프로세스는 ‘관리 일원화’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기존의 소프트웨어 구입 프로세스가 각 부서별로 필요할 때마다 비계획적으로 진행되었다면, 현재의 관리 프로세스는 소프트웨어 관리 전담부서인 정보시스템부를 중심으로 모든 소프트웨어 구매와 배포 과정을 중앙 집중화시킨 것이다.
지난 2003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SRC 컨설팅을 수행한 월성원자력본부는 현재 SRC를 통해 직원들의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인식 개선이 상당수 이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사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단속에 대한 두려움이나 업무 중단으로 인한 직원들의 불평이 흔히 터져나오곤 했지만 지금은 SRC의 결과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부동산 114
부동산114(http://www.r114.co.kr)는 부동산 정보 제공과 중개 네트워크 구축 및 부동산 관련 교육, 출판, 컨설팅 등의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다.
2005년 부동산114가 차세대 기업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한 프로젝트가 있다. 바로 소프트웨어 자산 관리 혁신을 단행한 것이다.
부동산114가 SRC를 본격 추진한 것은 2005년 9월부터였다. SRC 수행 결과 부동산114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 사용률을 보였으며, 자산 현황에 대한 정보도 상당히 세부적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부터 PC에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현황 파악을 위해 정기 실사 수행, 소프트웨어 자산 현황 파악을 위한 관리 대장 활용, 소프트웨어 자산 관리를 위해 구매 및 관리 담당 부서와 엔지니어 부서 간의 유기적인 협조가 원활하게 이루어진 경우라고 평가한다.
소프트웨어 자산 관리에 대한 부동산114 경영진의 의지는 예산과 관련한 재무적 지원 외에 업무 추진과 관련한 전문 집단 활용에 대해서도 개방적이다.
부동산114는 내부적인 관리만으로는 100% 확신하기 어려웠던 PC용 소프트웨어 운영 환경의 안정성, 적법성 등을 전문 기관을 통해 평가해 볼 수 있었다. 쉽게 말해 SPC라는 파트너를 통해 그동안 진행해 왔던 소프트웨어 관리 프로세스의 수준도 점검받고 동시에 대외적인 인정까지 받을 수 있어 투명한 업체라는 브랜드 홍보에도 도움이 됐다. 소프트웨어 특히 PC용 자산 구매 합리화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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