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한국 연구개발(R&D)센터 유치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기대감이 웃지 못할 소동을 연출했다. 18일 오후 산업자원부가 주최하고 KOTRA가 주관하는 ‘2006 외국인투자기업 채용 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홀에서는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구글 부스를 찾아볼 수 없었다.
홍기화 KOTRA 사장은 지난 10일 있었던 구글의 R&D센터 유치 기자간담회에서 “구글이 18, 19일 KOTRA가 주관하는 채용 박람회에 부스를 마련,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 내 우수 인력 채용에 나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업계 안팎에서는 구글의 이례적인 인력 공개 모집에 큰 관심을 표명하면서 이날 부스 분위기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또 포털들은 구글의 대대적인 인재 사냥에 인력이 유출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예상과 달리 구글은 이날 박람회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오프라인 행사는 물론이고 박람회 공식 홈페이지(http://foreign.incruit.com)에서의 채용도 진행하지 않았다.
KOTRA 신산업유치팀 관계자는 “10일 기자간담회 이후 구글 측에 박람회 참여 여부를 타진해 봤으나 ‘구글은 대규모 공개 채용보다 채용 전문기업 등을 통해 인재를 뽑는 것이 원칙’이라고 답해와 불참이 결정됐다”며 “구글은 애초 박람회 참여를 결정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박람회의 구글 참석을 둘러싼 예상 시나리오는 구글에 대한 KOTRA의 애정(?)이 앞서간 데서 비롯된 사건으로 끝났다. 또 이날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 중 일부는 안내 데스크에 “구글이 나오기로 돼 있었는데 안내 팸플릿에 명시돼 있지 않다”며 문의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KOTRA 투자전략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구글이 박람회 참석을 고려했다가 이미 주요 인력을 뽑을 만큼 뽑아서 굳이 공개 채용에 나서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해 구글이 비공식적인 경로로 다수 인력을 채용했음을 시사했다. 이번 일에 대해 포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래저래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정부가 김칫국부터 마신 격”이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디지털문화부·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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