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핵 임베디드 SW](5)홈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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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네트워크 시장에서는 별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는 디지털 홈 미디어 전략을 개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축이 돼 이들과의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홈네트워크는 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 등과 같은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냉장고·에어컨·전자레인지·TV 등 주요 가전제품을 제어하고 기기 간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기술로서 차세대 디지털 가전시장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홈네트워크 분야는 대표적인 임베디드SW인 미들웨어의 표준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홈네트워크의 미들웨어는 크게 하비(HAVi), 지니(Jini), 유니버설플러그앤드플레이 등을 주축으로 다양한 임베디드SW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비는 ‘홈 오디오 비디오 호환’의 영문 약자로, 가정 내 오락과 같은 홈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한 미들웨어다. 소니 등 오디오비디오(AV)기기 제조업체들이 사실상 표준으로 채택, 활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지니는 미국의 컴퓨팅 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분산 환경의 홈네트워킹을 위한 제어 모델로서 개발한 것으로 자바 관련 업계에서 주로 사용한다. 유니버설플러그앤드플레이 방식은 정보가전·무선통신기기·PC 등 여러 장소에 분산돼 있는 기기를 통신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MS가 사실상 자사 홈네트워크 미들웨어로 활용하고 있다.

 박광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홈네트워크그룹장은 “대표적인 홈네트워크 미들웨어가 이를 지원하는 단체 등을 통해 세를 확장하고 있지만 기기와 장비에 탑재하는 대중화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홈네트워크 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데다 미들웨어 간 상호 운용성이 약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에서는 대표적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미들웨어 표준이 달라 통합에 대한 이슈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의 임베디드SW업체인 에셜론의 론웍스를 기반으로 한 에스큐브(S-Cube)를 채택한 반면에 LG전자는 독자 개발한 LnCP를 선택했다.

 ETRI는 양사의 미들웨어 통합을 위해 통합 미들웨어인 ‘UNB’를 개발했으나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채택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들웨어 통합만으로 산적한 홈네트워크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시장 상황을 지켜봐 가며 미들웨어 표준 방침을 정리할 것”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LnCP가 사실상 시장 표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전력선(PLC)협회 등 LnCP를 기반으로 한 HnCP를 단일 표준으로 제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세계 홈네워크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도 통합 이슈에만 매달려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상엽 MDS테크놀로지 팀장은 “홈네트워크는 신기술이라기보다는 기존 기술을 통합하는 기술”이라며 “미들웨어 등 핵심 컴포넌트 통합 방법을 하루빨리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베디드SW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먼저 협력하고 임베디드SW 전문업체들이 참여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홈네트워크 임베디드SW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가전 분야의 양대 산맥인 양사가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바람에 임베디드SW업체가 홈네트워크 분야에 진출하는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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