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possible]`테일즈런너` 180도 뒤집어 1등하기

세상이 확 뒤집힌다면 어떤일이 벌어질까? 우주공간에서야 중력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상관이 없겠지만. 현실세계에서 만약 이런일이 나타난다면 물을 컵에 담을 수도 없을 테고, 머리에 피가 쏠려 금세 현기증이 일어나 견디기 힘들 것이다.

 

물론 세상이 뒤집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황당도전’이기에 절대 불가능이란 없다. 그래서 이번주엔 모니터 화면을 180도 뒤집어서 신개념 액션 달리기 게임 ‘테일즈런너’에 도전했다.

미션 자체가 만만찮은 만큼 도전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고수인 ‘테일즈런너’ 운영자 ‘삐에로’(빨간양말, 김영민)와 ‘삐에로05’(보라색 운동화, 서연화)를 섭외했다.

 

“화면이 뒤집힌다고 해서 별로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 같은데요. 적응만 잘 하면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 아닐까요.” 처음 도전 과제를 제시하자 도전자들은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하지만 도전이 시작되고 시간이 흐를 수록 그들의 얼굴엔 난처함과 난감함이 교차하기 시작했다.도전은 두명의 고수 중 한명은 화면을 뒤집은 채로 경기를 진행하고, 나머지 한명은 평상시대로 게임을 하는 것으로 했다. 일반 유저들과 함께 하는 것도 도전의 흥미를 더할 수 있지만 두명의 고수간 대결 구도가 더욱 긴장감 넘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물론 두 명의 고수는 모종의 내기로 인해 더욱 혈투가 예고됐다).

 

우선 화면을 뒤집어서 경기할 고수를 선정하기 위해 일반적인 환경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3판 2선승제로 ‘놀부를 밟아라’에서 진행된 선정전에선 의외로 빨간양말의 ‘삐에로’ 운영자가 승리했다.

결국 불리할 수 밖에 없는 180도 뒤집힌 모니터에 앞에 앉은 ‘삐에로’는 “초반에는 조금 밀릴 수 있을 지 몰라도 한 10분만 적응하면 승리는 바로 제것입니다. 맵을 외우고 있는데 화면이 뒤집힌다고 달라지는 게 있겠습니까? 하하하”라며 엄청난 자신감을 내비쳤다.

총경기는 3라운드로 각각 3전 2선승제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시작된 제 1라운드. 역시 ‘놀부를 밟아라’ 맵에서 3전 2선승제로 진행됐다. 마침내 경기가 시작되고 점프버튼을 연타하기 시작하는 고수들. 하지만 ‘삐에로’는 아까의 화려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 이거 머야∼하늘에서 떨어지는데 왜 자꾸 올라가는 거야!” 조금씩 터져나오기 시작하는 불만.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하늘에서 떨어진 후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하자 우리의 ‘삐에로’는 반대방향으로 달리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180도 뒤집을 경우 화면의 상·하만이 아닌 좌·우도 함께 바뀐다는 것을 그는 미처 몰랐던 것이다.초반 어리버리(?)한 움직임으로 인해 당연한 패배를 당한 ‘삐에로’는 초반의 자신감이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아∼ 이거 생각보다 어려운데요. 시간 조금만 더 주심 안되나요?” 그는 적응할 시간을 요구했다.

하지만 초반의 거만함에 이미 마음 상한 기자, 그런 그의 요구를 들어줄리 만무했다. “경기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아직 라운드가 많이 남았으니 하면서 적응하세요.” 단호한 한 마디에 삐에로의 얼굴은 불쌍(?)할 정도로 일그러졌다.

다시 시작된 1라운드 2경기. 아까보다 움직임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삐에로’는 굴러내려오는 돌을 피하지 못한채 결승선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당연한 결과로 ‘삐에로05’의 승리. 너무도 당연한 결과에 그녀는 즐거워하지도 않았다.

“이거 너무 쉬워서 게임 할 맛이 안생기네요. 자신 있다면서 도대체 머가 자신있다는 거예요?” 상대방을 조금씩 약올리기 시작하는 그녀.

 

‘삐에로’의 눈에는 어느새 독기가 서려있었다. 제 1라운드는 2대0의 싱거운 경기 결과로 ‘삐에로05’의 승리. 승자 결정전에서 압도적인 시차로 승리했던 ‘삐에로’였기에 내심 뒤집어도 선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이번 패배에 대해 “제가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다음 맵에선 좀 더 신중하게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바뀐 화면엔 어느정도 적응됐습니다. 기대해 주세요”라며 다음 판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흥부와 놀부1’에서 다시 시작된 제2라운드. 측면이던 ‘놀부를 밟아라’와 달리 이번은 뒤에서 바라보는 시점으로 비교적 접전이 예상됐다. 여기에 아이템까지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승리도 점쳐지는 맵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삐에로’ 또다시 가슴을 칠수 밖에 없었다. 키 입력은 그대로 인데 앞과 뒤를 헷갈려 버린것. 즉 화면만 바뀌었을 뿐 키 조작은 변함이 없음에도 불구 뒤에서 앞으로 보는 시점때문에 (↑)와 (↓)을 뒤바꿔 버린 것이다. 역시 이 경기도 ‘삐에로05’의 손쉬운 승리였다.

“이거 눈감고 하는 편이 더 낫겠는데요. 자꾸 보고 있으니 속이 메스꺼워서 원…. 눈도 아프고 오래 하면 이상해 질 것 같아요.” 이제 ‘삐에로05’에겐 자신감은 없어진 듯 보였다. 그도 그렇겠지만 화면을 뒤집어서 한다는 것이 보기보다 쉬운게 아님을 옆에서 본 기자가 더 잘 알고 있었기에 그런 그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가 됐다.

2라운드에서도 역시 승부는 2대0으로 손쉽게 갈리고, 마지막 3라운드 ‘트레이닝 블록3’이 시작됐다. 그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맵이었기에 도전 성공이라는 한가닥 기대를 가져볼 만한 맵이었다(뒤집기전 그의 실력은 한마디로 표현이 불가능했었다).

“이 맵이야말로 제가 거의 외우다시피 했기 때문에 쉽게 패하지는 않을 겁니다. 제 자존심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는 게임 고수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최후의 불꽃을 태울 각오였다.

하지만 역시 결과는 2대0 패배(그의 자존심을 위해 경기결과만 기록하기로 했다). 결국 단 일승도 거두지 못한채 도전은 종료됐다. “생각보다 어렵고 자꾸 보고 있으면 현기증이 날 것같아 도저히 할 수 가 없네요.

물구나무서서 게임을 할 수 도 없고, 그래도 틈틈히 연습해서 다음에 기회가 또 생기면 그땐 반드시 일등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눈을 좀 쉬게 해주어야 겠네요.” 장시간 뒤집힌 화면을 주시해서인지 그는 상당히 피곤해 보였다.

이번 도전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지만, 간 혹 보여준 도전자의 현란한 움직임은 연습을 통한 적응기간을 거친다면 결코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었음을 발견했다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었다.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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